구제역.AI 공포 식탁물가 널뛰기 전망
2011-01-09 18:45
식료품 물가비상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지난해 11월29일 경북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 강원, 충북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호남권에서 조짐을 보이던 AI(조류독감)도 점점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12월말 구제역 및 AI 확산과 관련, 가축질병 위기 경보단계를 경계단계(Orange)에서 최상위 단계인 심각(Red)단계로 올리고 ‘국가 재난’을 선포했다.
가축전염병이 급속도로 번지고 물가는 치솟고 있다. 특히 구제역과 AI 탓에 올 '설'까지는 육류 먹거리가 비싸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현재 120만마리에 가까운 소, 돼지가 구제역에 희생됐다. 이와 함께 물가는 식료품, 농축수산물 등 전방위로 뛰고 있다.
◆육류먹거리 소비 전망..1·2월은 비싸
지난해 12월1일 기준 소·돼지 사육 규모는 1323만3000마리. 살처분·매몰대상 가축이 지난 8일 오전 현재 117만마리를 넘어섰다. 100마리 중 9마리꼴로 땅에 묻힌 셈이다. 이 가운데 106만여마리는 돼지다. 전국의 돼지 988만마리 가운데 10%가 넘게 살처분됐다.
이런 살처분 규모는 종전 최대인 2002년 5∼6월 16만마리의 7배가 넘는다. 살처분 보상금은 이미 7500억원을 넘어섰고 소독, 예방접종 등을 포함한 전체 재정 투입액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농림수산식품부는 밝혔다.
이와 함께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말 충남 천안시 동남구, 전북 익산시 망성면에 이어 지난 7일에는 전남 영암의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도 의심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와 한우 도매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7일 ㎏당 5500원에 육박했다. 지난달보다 25%가량이나 오른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살처분 두수의 50%이상이 추가 매몰 될 것으로 가정하면 구제역 발생 이후 2011년 6월까지 사육두수는 한우 3%, 돼지 5%까지 감소할 것”라며 “1월과 2월 한우 산지가격과 돼지 지육가격은 기존 추정치보다 일시적으로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내달 2월이면 국민 대명절 ‘설’이다”며 “이때까지 축산물 소비는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명절 이후 육류소비 감소 폭이 7~8%에 이를 것”이라며 “한우가격은 9%, 돼지는 10%까지 하락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과거 구제역 발생시 수급 변화
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구제역발생에 따른 2011년 상반기 소·돼지 가격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최초 발생한 2000년에는 농가의 심리 불안으로 조기 출하가 급증하면서 도축두수가 구제역 발생전후로 2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구제역 발생 후 한우 수소 산지 가격이 14%, 돼지 가격은 15.9%가 하락했다. 발생기간 동안 공급이 일시적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가격 하락폭이 작아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요는 8~10% 감소했다.
2002년 구제역 발생기간에는 한우와 돼지 가격이 각각 1.6%, 18% 상승했다. 당시 도축두수는 4~15%가 줄었고 육류 수요량이 3~15% 감소했다.
지난해 1월 구제역 발생전후 한우 가격은 전년 12월에 비해 1.3% 상승했다. 2000년과 같은 홍수출하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2월에 가축시장 폐쇄로 송아지 거래가 중단됐지만 재개장 이후 수송아지 가격은 높게 형성 됐다. 이어 4월 구제역 발생당시 한우 수소 산지가격이 전월에 비해 1.5% 하락했다. 돼지 지육가격은 8.4% 상승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소와 돼지 산지가격의 계절성을 살펴보면 1월 수소 산지 가격은 설 수요로 12월보다 상승하며 4월에는 3월보다 하락했다"며 “돼지의 경우 1월돼지 지육가격은 12월보다 하락하고 4월에는 3월보다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월·2월 가축 이동 제한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감소도 한우와 돼지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구제역이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에서 발생하는 급성전염병으로 국제수역사무국(OIE)은 구제역을 A급 악성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