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경영지표 위기 이전 상회… 자산건전성 회복속도 관건

2011-01-04 13:58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내 금융산업의 각종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할 만큼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산건전성 부문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우리 금융산업 모습’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유동성, 자본적정성,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2008년 말 111.0%였던 원화 유동성은 지난해 9월 말 123.9%로 높아졌다. 예대율은 같은 기간 121.9%에서 99.2%로 떨어졌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08년 말 12.31%에서 지난해 9월 말 14.62%로 상승했다.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184.4%에서 293.4%로 급등했으며, 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도 260.3%에서 320.3%로 높아졌다.

수익성의 경우 은행권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7%에서 0.57%로 상승했다. 생명보험사는 2008년 말 0.2%에서 지난해 상반기 1.1%로, 손해보험사는 1.9%에서 2.8%로 각각 올랐다.

자금중개 기능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반 은행의 전년 동기 대비 기업대출 증감률은 2008년 말 1.22%에서 2009년 말 -0.36%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9월 말 1.85%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자산건전성 지표는 회복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2008년 말 1.14%에서 지난해 9월 말 2.32%로, 연체율은 1.08%에서 1.24%로 각각 높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전후 각종 지표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금융 및 실물 경제 회복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며 “특히 지난해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기업의 자금 사정도 호전됐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취약부문의 신규 부실로 인해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했다”며 “다만 부동산 PF 대출의 건전성 분류 강화 등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