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1달러선 붕괴...국내 기업 영향은?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지난 5월 2.72달러까지 치솟았던 D램 가격이 1달러 밑으로 크게 떨어졋다. 이로 인해 기존 D램 업계 역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대만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D램 제품인 DDR3 D램 1Gb 1066㎒의 이달 하반기 평균고정거래가격이 0.97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D램 기업들 역시 생산원가에 따라 울고 웃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나노공정 및 수율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는 이같은 가격 하락으로 장기적인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익스체인지 가격은 수치 상의 의미일뿐 삼성전자의 납품 가격과는 격차가 있다"며 "아직까지는 수익이 나고 있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역시 미세공정 전환에 나서며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양사는 D램 가격이 최고로 떨어지는 내년 1분기에도 견조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마이크론, 엘피다 등 해외 경쟁사와 아직 50나노 공정이 머물러 있는 대만 업체들은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국내 D램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큰데다 성공적인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가격경쟁력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D램 부문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만 D램 가격 하락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조원에 달하는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R&D 비용이 요구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면 이같은 투자가 적극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반도체 등 주요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지만 하이닉스는 재무건전성 확보와 맞물리면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포함해 3~4개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물량을 밀어낼 경우 D램 업계는 지난 수년 간 벌어졌던 치킨게임 이상의 생존 전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