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둘러싼 코레일과 삼성의 갈등, PFV 주총서 판가름

2010-08-23 17:23
드림허브PFV 임시주총 주총 9월 8일 개최 삼성물산 경영권 박탈여부 사실상 결정 삼성물산, "주총의 우호지분 위해 노력" 코레일,"4조5천억원 랜드마크빌딩 매입"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가 23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에게 드림허브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경영권 포기를 요청했다. 아울러 오는 30일까지 이에 대해 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오는 30일까지 경영권 포기 여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다음달 8일 열리는 드림허브 임시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의 경영권을 강제로 뺏을 수 있는 정관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또 이날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에서 빠지는 한편 건설투자자는 지급보증에 동의하고 전략ㆍ재무적투자자가 유상증자 합의에 합의한다면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빌딩을 매입하는 등 사업 정상화 계획을 제시했다.

현재 AMC의 지분은 삼성물산이 45.1%, 코레일 29.9%, 롯데관광개발이 25%로 삼성물산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드림허브PFV의 지분은 코레일 및 전략ㆍ재무적투자자가 72.1%,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5개 계열사가 27.9%로 코레일측이 앞도적인 상황이다.

이날 코레일(3명)과 삼성그룹(3명), 전략ㆍ재무적투자자(4명)가 추천한 이사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는 ▲삼성물산의 경영권 포기와 AMC 구조개편 ▲PFV 정관변경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문호개방을 통한 자금조달계획 ▲반환채권 발행요청의 4개 안건이 논의됐으며 4개 모두 통과됐다.

◆ 삼성물산은 사업에서 손 떼라

이번 이사회의 핵심은 AMC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삼성물산으로 하여금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도록 한 것이다.

삼성물산측이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사임과 지분양도를 거부할 경우에는 PFV 이사회 정관변경을 통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기존 AMC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삼성 측이 드림허브PFV에서 총 3명의 이사를 보유해 강제적인 경영권 박탈(재직이사의 5분의 4 찬성 필요)이 불가능 하지만 주총을 열어 이사회 정관이 3분의 2동의로 개정되면 코레일 등이 삼성물산의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다.

코레일은 드림허브PFV에서 삼성물산을 배제하는 대신 다른 건설투자자에게도 사업참여를 허용해 9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건설투자자에게는 시공물량의 20%를 확정 배분하고 나머지 80%는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건설투자자에게 비율대로 할당하는 방식이다.

지급보증을 통한 시공물량 배분은 각 50%씩 2단계에 걸쳐 진행하고 지급보증 필요금액의 50%에 시공물량을 40%를 배분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1000억원을 지급보증할 경우 7600억원의 시공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더불어 이날 이사회에서는 외부건설투자자와 BIS시공업체들에 공사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자금조달계획안을 논의했다. 또 코레일에 기납부된 1조3561억원 중 지난해 제공된 반환채권 8500억원과 2ㆍ3차 토지계약 유보금 4410억원을 제외한 651억원에 대한 추가 반환채권 요청안도 의결됐다.

◆ 압박 수위 높이는 코레일

코레일은 이날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성공을 위해 160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매입하겠다는 초강수도 들고 나왔다.

코레일 김흥성 대변인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삼성물산이 AMC에서 빠지고, 다른 건설투자자의 지급보증과 전략ㆍ재무적투자자의 증자가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랜드마크빌딩 매입을 위해서 용산역세권사업의 토지대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랜드마크빌딩 매입을 위한 계약금(20%) 약 9000억원을 지불하고 향후 다른 투자자에게 재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정상 추진된다면 코레일이 받을 땅값이 이자 등을 합쳐 총 10조5400억원 정도"라며 "랜드마크 빌딩 매입건은 앞으로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드림허브PFV 이사회가 삼성물산의 AMC 포기 요청한 것 관련) 거대 공기업인 코레일 앞에서 약한 삼성물산을 느낀다"며 "결국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삼성물산에 우호적인 지분을 최대한 모아서 코레일 측에 대항하겠다"고 말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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