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벤츠, 광고비는 수백억원 써도 사회공헌은 1억도 안돼

2010-08-22 18:03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 10%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수입차업계의 사회적 책임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경우 최근 10년간 연매출이 평균 100억원 이상씩 늘면서 지난해 기준 67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비용은 1억원이 채 안됐다.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거론될 때마다 토종기업임을 내세운 점을 무색케 히는 대목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101억원 상당의 광고선전비를 쏟아 부었다. 기부금은 52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해 벤츠코리아의 매출은 6751억원, 영업익은 258억원에 달했다. 매출의  1만분의 1에 불과한 기부금을 내 생생내기에 급급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서도 이같은 상황은 여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은 매출에 직접적 영향이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사회공헌 비용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입차업계가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행위는 이 뿐만 아니다.

올 4월 말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의 불참이 단적인 예. 비슷한 시기에 열린 중국 베이징모터쇼에 대다수 국내 수입차업계 CEO들이 대거 참석한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당시 하랄트 베렌트 벤츠코리아 대표는 “참가를 결정하던 2008년 당시 본사의 적자로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며 “이에 따라 모든 모터쇼에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불참이유를 해명했다.

각종 소송에 대한 벤츠코리아의 안하무인식 대응도 문제다.

그동안 벤츠코리아는 각종 소송 및 조사에 휘말려 왔다. 하지만 ‘법적으로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 및 협력사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개인 소비자의 경우 업체를 상대로 이길 가능성이 적어 분통을 터뜨릴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11일에는 지난 2008년 벤츠 E220를 몰다 급발진 추정 사고로 피해를 입은 조 씨의 항소심이 있었지만 법원은 결국 벤츠코리아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1심에서는 ‘제조사가 결함없음을 입증하라’며 소비자 편을 들어줬지만 이번 항소심에서는 ‘(제조사가 아닌) 판매사가 제조물에 대한 법리적 책임을 질 수 없다’며 벤츠코리아의 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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