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손고운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상품 이율 경쟁이 심화하면서 급기야 은행들이 판매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손보사들의 이율 과당경쟁이 영업현장의 혼란과 금융사의 경쟁력 하락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은행권 및 보험권에 따르면 국민·하나·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일부 손해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상품에 대해 판매중단 조치를 내렸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현대해상·동부화재의 방카 상품 판매를 3일간 중단했으며, 하나은행도 이달 초 LIG손보·현대해상·동부화재등 3개 손보사의 상품을 1~2일동안 판매 정지했다.

은행들이 방카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한 것은 손보사들이 눈치보기식 이율경쟁으로 영업 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매월 마직막날 상품에 적용하는 다음달 공시이율을 은행에 통보한다. 은행은 이를 영업점에 알리고 판매직원 교육과 함께 고객에게 제공할 홍보물을 제작한다.

하지만 손보사 간 이율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보험사들이 공시이율 통보 후 8월이 되자마자 이를 변경한 것. 

처음 공시이율 경쟁에 불을 놓은 것은 LIG손보다.

보험사들은 은행에 공시이율을 통보하기 전 무리한 경쟁을 막기 위해 관행처럼 어느 수준으로 변경할 지 서로 공유한다. 이달에는 대부분 손보사가 이율을 5.1%로 공시하기로 지난 7월 30일 합의했다.

그런데 LIG손보가 이날 합의 이후 5.2%로 이율을 변경한 것. 이에 따라 동부화재와 현대해상도 각각 5.3%, 5.2%로 이율을 높이며 맞불을 놨다.

지난 2일 이들 보험사는 변경된 공시이율을 은행에 통보했고, 은행권은 이에 대해 판매 중지 방침을 내렸다.

보험사가 갑자기 이율을 변경하면 직원들 교육과 함께 안내서를 다시 제작해야하기 때문에 영업혼란은 물론 비용손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달이 바뀌자마자 공시이율을 변경하면 판매할 수 없어 난감하다"며 "방카 판매시 이율은 가장 중요한 항목인데 이를 자주 바꾸면 신뢰를 갖고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공시이율이 올라가면 당장은 고객에게 이익일 수 있으나 무리한 금리경쟁은 결국 시장 건전성을 해쳐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며 "손보사들이 과당경쟁 구도를 보여 어쩔 수 없이 판매중단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험권은 과당경쟁에 대해 자성하는 한편 '을' 위치에 있는 자신들의 입장을 한탄하는 모습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방카상품의 1~3일 판매중단이 보험사 수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계약관계상 동등한 입장임에도 '갑'인 은행이 주는 패널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방카 영업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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