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총리, '일본 주식회사' 부활 나선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간간 나오토 일본 총리를 필두로 민주당이 '일본 주식회사'의 부활을 위한 판촉활동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반세기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이 시들해진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친기업형으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
1960년대 초반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당시 이케다 하야토 총리를 '트랜지스터 세일즈맨'이라고 폄하한 이후 일본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경제는 경제인들에게 맡긴다'라는 게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집권 민주당은 지난율달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공약에서 일본 기업들의 해외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정치인들이 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진전이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국제협력은행(JBIC)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는 국제사회 지원기관들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계획인데 이같은 변화는 기업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정치인들의 출발점이 노조활동에 있는 만큼 그동안 반 기업적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기업계에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은 일단 민주당의 친기업 행보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기술, 부품 등 서비스를 제공해 온 소극적 접근에서 벗어나 일본 기업들끼리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서 기반시설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가사이 요시유리 중앙일본철도 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고속철도 등에서 쌓은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에 진출하고 있다"며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정치계 차원에서 힘을 보태면 유럽과 미국 경쟁사에 비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산업성의 한 관리는 "일본 기업들은 발아기 단계의 에너지 효율이나 친환경과 같은 미래사업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런 신기술을 홍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들의 직접적인 기업지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국내 납세자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규모 사업 수주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재원조달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에는 결국 일본 내에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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