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르쉐’ 꿈 자라는 광주 스피라 공장

2010-08-10 15:21
총 16대 계약… 본격 국내 영업 개시

   
 
 첫 번호판을 달고 차주에게 인도되는 스피라 1호차.

(경기 광주=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박동혁 어울림네트웍스 대표는 모든 차량 인증을 마친 후 새 자동차등록 번호판을 건네받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불과 3.5초만에 주파하는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 드디어 진짜 도로에서 달리게 된 것이다.

지난 2007년 입사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황훈 비서실 팀장 역시 감개무량함을 감추지 못했다.

“초창기에 스포츠카를 개발하겠다며 관련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자 무수한 비난이 쏟아졌다. 어울림네트웍스가 코스닥 기업인 까닭에 ‘주가 올리기용’ 이벤트로 취급받기 일쑤였다”는 게 황 팀장의 말이다.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 이 곳(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추자리 어울림모터스 공장)이 후일 국내 수제 스포츠카의 발원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박동혁 대표가 1호차 주인공인 홍계영 씨에게 차량과 함께 골프백 등 기념품을 전달하는 모습.

◆광주 공장서 1호차 전달식=
지난 6일 이 곳에서는 스피라 1호차 전달식이 열렸다. 상가 건물을 연상시키는 3층 건물 1층 정비센터에는 약 80여 명의 어울림모터스 직원들이 대부분 나와 1호차 전달식을 지켜봤다.

박동혁 대표는 1호차의 주인공인 공인회계사 홍계영 씨(40세·대구)와 악수한 후 꽃다발과 골프백을 전달했다. 이 차는 행사가 끝난 후 최종 마무리 작업을 거친 후 곧 차량 주인에게 보내질 예정이다.

첫 차의 주인공이 된 홍 씨는 “스피라는 40세가 된 내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수년 전 인터넷을 통해 처음 이 차를 알게 됐고 올 3월 신차발표 행사 이후 주문 예약을 했다”고 밝혔다.

스피라의 차량 가격은 사양에 따라 9400만~1억8300만원이다. 그중 홍 씨가 구입한 차는 1억원을 조금 웃도는 ‘스피라 S’다. 포르쉐 같은 대중 스포츠카와 맞먹는 액수다. 하지만 스피라는 같은 가격대에서 최고 성능을 뽐낸다.

   
 
 홍계영 씨의 1호차 기념촬영 모습. 좌측에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스피라 차량의 모습도 보인다.

◆총 16대 계약… “이제부터 시작”=
스피라는 이날 전달식을 가진 1대를 포함해 총 16대가 계약됐다. 광주 공장에는 거의 완성된 4대와 제작 단계에 있는 차량 3대 등 총 7대의 ‘스피라’가 서 있었다.

황 팀장은 “이제부터 거의 일주일 단위로 차량이 출고될 예정”이라며 “올해 첫 스타트를 잘 끊고 궁극적으로는 매년 300대까지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서 연 300~400대를 판매하고 있는 포르쉐와 비슷한 수치다. 포르쉐는 전 세계 시장에서 약 7~8만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단 수제 스포츠카인 ‘스피라’는 영국 ‘로터스’와 비슷한 브랜드 성격을 갖고 있다.

손세광 영업팀 차장도 이제부터 시작이란 점을 강조했다. 손 차장은 어울림모터스가 지난 5월 일본 수입차 브랜드에서 영입한 자동차 딜러다. 손 차장은 “지금까지 ‘진짜 팔리는 차가 맞냐’는 문의를 셀 수 없이 받았다. 특히 실 소비자가 아닌 주주들의 문의가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제 스피라가 도로에서 다니게 된 만큼 본격적인 영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한철 사장 역시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차의 특성상 시장 규모가 큰 해외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 전기 스피라를 내놓으며 친환경성도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피라 전기차(EV)는 이달 중 국내 도로주행 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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