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사실상 中 미디어 사업 철수 선언

2010-08-10 15:28

   
 
세계적인 언론기업 뉴스코퍼레이션 루퍼트 머독 회장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세계적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결국 중국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세계 최대 언론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이 최근 산하 3개 중국 TV 채널을 중국 국영 사모펀드인 차이나미디어캐피털(CMC)에 매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10일 보도했다.

FT는 이번 매각으로 루퍼트 머독이 사실상 중국 사업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실상 뉴스코프는 4년 전부터 중국 정부의 자국 미디어 통제에 부딪혀 차츰 중국 시장에서 손을 빼기 시작했다. 

1년 전에는 스타(星空) TV 아시아 사업부를 구조조정해 스타TV 인도 사업부와 중국 사업부로 분리하기도 했다. 결국 뉴스코프는 TV 채널을 매각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

뉴스코프와 CMC는 "상하이미디어그룹(SMG)과 국가개발은행이 지원하는 CMC는 스타TV 중국어/영어 채널, 채널V 뮤직채널 및 스타TV 영화 라이브러리를 뉴스코퍼레이션으로부터 인수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구체적인 거래액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뉴스코프가 50% 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매각할 것이라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거래액은 총 1억5000만 달러에 달해 뉴스코프의 연간 350억 달러에 달하는 생산액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매각에 대해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MPA)의 비벡 쿠토 이사는 "뉴스코퍼레이션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현지 미디어 사업은 현지 업체가 담당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판단에 따라 매각한 것이지 개인적인 감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고위급 인사는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이 사실상 중국 내 미디어 사업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기면서 뉴스코프는 사실상 중국 시장에 흥미를 잃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인수건은 중국이 줄곧 강조해 오던 미디어 산업 글로벌화와 궤도를 같이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FT는 보도했다.

CMC가 인수한 TV 채널에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방영되고 있는 스타TV 영어채널이라든가 청룽 영화같은 전세계적으로 지명도 높은 영화 콘텐츠를 포함한 영화 채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

그 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 미디어 산업에 대한 정치적인 통제의 고삐를 놓지 않으면서도 중국 미디어 산업의 비즈니스 활로를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육성해 전 세계에 중국의 발언권을 높인다는 의도에서다.

애널리스트들도 "CMC의 이번 인수는 중국 미디어 그룹의 글로벌화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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