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자)워크아웃 건설사 엇갈리는 '희비'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최저가낙찰제로 입찰을 실시한 경기도 의정부 민락지구 B-5,6블록 아파트 공사. 이 입찰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A사가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내 수주가 확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부 심사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견돼 낙찰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부 심사를 통과해 사업을 따낸다 해도 '공사이행보증서'라는 간단치 않은 벽을 또 넘어야 한다.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안산~일직 간 고속국도 확장공사. 이 공사는 워크아웃 기업인 풍림산업이 수주에 성공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워크아웃 건설사 간에도 수주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워크아웃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공사는 물론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도 수주 소식을 전하며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여러가지 문제로 수주 기회를 놓치고 경우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풍림산업을 비롯해 우림건설, 벽산건설 등이다.
풍림산업은 최근 안산~일직 고속국도 확장공사를 비롯해 경인아라뱃길, 김포 고촌 물류단지 부지조성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올해 신규 수주액이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풍림산업의 신규수주 6000억은 올해 목표로 했던 금액이다.
얼마전 947억원 규모의 상주~영덕간 고속국도 제9공구 공사를 따낸 벽산건설도 올해 최소 5000억원의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안산에서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우림건설도 최근 인천시 송림6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과 안산 군자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공공공사는 물론 건축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며 비상의 나래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주택사업에만 전념했던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문건설은 하반기 경남 양산 물금지구와 수원 율전동에서 예정했던 분양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지난 6월 LH가 발주한 한강신도시 내 주택공사 수주 이후 이렇다할 성과는 없지만 신규 주택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동남아나 아프리카 지역의 주택공급을 위한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규수주 소식을 전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자산매각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경기 상황이 좋지않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도 "워크아웃을 위한 MOU(양해각서)가 곧 체결되고 나면 공공이나 토목사업의 수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일부 건설사에 대해 채권단에서 '산소 호흡기'를 제거한다는 소문마저 나오며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라는 게 '망한다'는 의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비사업장이나 공공공사 수주 현장에서 겪는 불이익이 많아 억울한 경우가 한 둘이 아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B사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이라고 해도 신용등급이 다르기 때문에 보증서 발급도 다르다"며 "특히 해외사업은 더욱 까다롭기 때문에 국내 사업보다 내부적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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