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하반기 '급랭모드'…더블딥 공포 확산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하반기 미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연방정부의 경기부양력이 쇠약해지는 사이 고용과 주택, 소비지표가 악화된 데 이어 제조업 경기의 확장세마저 둔화됐다.
그간 미국의 경기 회복세를 주도한 것이 제조업이었던 만큼 유럽의 긴축과 중국의 성장 둔화에 이은 미국의 제조업 부진은 세계 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주요국(지역) 제조업지수 추이(출처:FT) |
최근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하향 수정된 데 이어 이날 나온 중국의 제조업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블딥 우려는 더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6월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가 52.1로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 제조업 지표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데이비드 시멘스 스탠다드차터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는 시작부터 부진하다"며 "성장 속도에 대한 우려는 고용시장의 회복 없이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조업 부문의 성장 둔화는 고용시장 전망 역시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ISM지수는 올 들어 2006년 이후 최장 기간인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고 그 사이 제조업 부문이 창출한 고용인구만 12만6000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6월 26일 마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7만2000건으로 한 주 전에 비해 1만3000건 늘었다. 시장 전망치는 전달보다 4000건 준 45만5000건이었다. 블룸버그는 2일 발표 예정인 6월 실업률 역시 전월 9.7%에서 9.8%로 악화될 것으로 점쳤다.
존 실비아 웰스파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 들어 미국 경제는 제조업의 확장 속에 주택시장이 침체하는 등 매우 불균형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고용시장이 제조업의 확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든 데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진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내수뿐이지만 고용불안 탓에 이를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내부에서도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면서 금리인상 시기는 한참 미뤄질 전망이다. Fed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제로(0) 수준인 현 금리를 '상당기간 더' 유지키로 한 데도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루이지애나주 바톤루즈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아직 건실하고 지속가능한 수요가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지 못했다"며 "최근 상황은 Fed의 초저금리 기조가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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