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국 기업 상하이 엑스포를 점령하다
2012-03-07 10:55
김병호 IT모바일국장 |
엑스포에 참가한 한국기업은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SK·포스코·STX·롯데·신세계·CJ제일제당·LS산전·금호·두산 등 12개 업체. 전자 자동차 철강 화학 기계 유통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중국 내 자사 브랜드 입지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하이 엑스포가 얼마나 관심을 끄는지는 개막식 참석자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엑스포 문화센터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전 세계 2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상하이 엑스포는 지난 1893년 시카고 엑스포 이후 우리나라가 참가한 엑스포 중 최대 규모다. 한국관 운영을 책임진 조환익 코트라 사장은 “약 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관 참관객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됨은 물론 중국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경제적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중국에서 한국의 국가브랜드 인지도와 대외 이미지가 개선돼 무려 3조736억원의 대(對)중국 수출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연간 8만 여명 증가, 1217억 원의 추가적인 관광수입도 예상된다.
상하이 엑스포는 우리에게 2가지 큰 혜택을 안겨주게 된다. 첫째는 우리 기업에 대한 홍보와 이미지 개선으로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이들 기업의 경쟁력과 세계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2012년으로 예정된 여수 엑스포에 대한 성공 기반 마련이다. 조환익 코트라 사장은 2012년 여수 엑스포를 알리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한국이 상하이 엑스포의 성공 포인트를 분석하고 그동안의 엑스포 경험을 접목한다면 여수 엑스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녹색·정보기술(IT)·정신문명의 3대 테마로 열리는 상하이 엑스포는 우리 기업에 중국시장과 세계시장의 문을 더 넓혀줄 것이 분명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재계의 유력 인사들이 상하이로 집결한 것은 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은 이번 엑스포를 첨단 IT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로 보고 있다. 삼성은 중국 전역에서 가전·IT 판매 관련자 1000명을 초청해 베이징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그 열기를 상하이 엑스포와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현재 LCD 생산설비 투자계획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2인치 풀LED 3D TV, 멀티도어 냉장고 등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신제품은 68종이나 됐다.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LCD 생산설비 투자계획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호적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의 유력 TV업체를 합작법인의 주주로 영입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SK그룹은 그룹 전체를 중국으로 옮기는 등 중국 시장에 어느 기업보다 더 정성을 들이고 있다. SK는 7월1일 13개 계열사가 설립한 90여 개 현지 법인의 중국 내 투자, 사업전략 수립·실행 등을 관리하는 SK차이나를 출범시킨다.
현대차 역시 중국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엑스포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과 전시물을 활용해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개막한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신차 '중국형 베르나(프로젝트명 RC)'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포스코는 13억 중국인들에게 세계 철강업계 경쟁력 1위 회사로의 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는 중국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유통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베이징·톈진·선양 등 주요 거점 도시에 2~3개씩의 백화점을 연다는 전략이다. 이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24개 중국 내 점포망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6~8개의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14년까지 중국 주요 도시에 60여 개 점포를 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상하이 엑스포와 관련해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12개 아닌 20개, 30개의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기술과 좋은 상품을 중국시장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 선보였으면 하는 것이다. 상하이 엑스포는 우리 기업에게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