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거래소, 도덕적 해이 심각"
2010-03-31 16:18
올해 초 '변화와 혁신'을 경영화두로 내세우며 경영개선에 나섰던 한국거래소가 여전히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거래소는 증권거래 수수료 체계 뿐 아니라 직원 평균보수 허위 공시에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 불법매입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조직ㆍ인력운영과 복리후생제도를 개선토록 통보하고 허위 공시를 담당한 직원과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거래를 한 관련자는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31일 감사원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증권거래제도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거래소 감사는 지난 2002년 이후 7년 만이다.
감사원은 절감 가능한 영업비용(거래소 128억원)과 누적 이익잉여금 운용수익(연평균 거래소 630억원ㆍ예탁결제원 641억원)을 수수료 책정에 반영하면 두 기관 수수료는 현재보다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양 기관 수수료 심의를 통해 각각 17.3%, 16.7%만 인하하도록 결정했다. 변경된 수수료는 지난 1월 4일부터 적용됐다.
감사원은 투자자 증권거래금액이 증가하면 수수료도 증가하는 현행 체계 아래에서 수수료 부담을 줄이려면 연간 징수 한도를 설정하는게 바람직한데도 이를 정하지 않아 투자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감사원은 줄일 수 있는 영업비용과 영업외 이익, 이익잉여금을 수수료 감축 재원으로 사용해 수수료를 적정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두 기관에 통보했다.
특히, 감사원은 거래소가 직원 1인당 연 600만원의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고 연 230만원의 상품권, 평균 600만원의 연차휴가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타기관에 비해 과도한 수준의 복리후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거래소는 이번 감사에서 직원 평균보수를 축소해 허위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거래소 일부직원들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불법 주식매입 사례도 적발됐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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