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낙찰공사 입찰서 허위 조작 '일파만파'
건설사들이 조달청과 공공기업이 발주한 최저가낙찰공사를 따내기 위해 원가절감 저가사유서를 허위로 조작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뒤늦게 포착됐다.
특히 감사원의 최저가 낙찰제의 입찰비리 감사가 모든 공공 발주기관으로 확산될 경우 저가 사유서의 조작혐의에서 자유로운 건설사는 많지 않을 전망이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과 도로공사, LH 등 공공 발주기관의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에서 상당수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차지하기 위해 저가 사유서 등 입찰서류를 허위로 조작한 혐의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부터 공공기관의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 중인 감사원은 최저가 낙찰대상 기업이 저가투찰의 사유를 짜맞추기 위해 각종 자재비의 세금계산서를 스캔 등으로 조작해 시중가에 비해 턱없이 낮게 발주기관에 제출, 낙찰 적정성 심사를 통과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를 받는 업체는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십 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D사가 수 건의 최저가 입찰에서 상습적으로 저가입찰의 증빙서류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을 비롯해 S사, B사, N사, K사 등 중대형 건설사 등이 대상 기업으로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주로 LH의 최저가 낙찰사다.
조달청도 상당수의 건설사가 최저가낙찰공사의 저가사유서를 조작한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가낙찰공사의 입찰서 허위조작 건설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도로공사도 마찬가지다.
조달청과 LH, 도로공사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혐의 업체를 불러 조사 중이나 일부 업체만이 혐의를 부분적으로 인정할 뿐 대다수 업체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설사의 입찰서 조작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건설사는 낙찰공사의 계약해지는 물론 최장 1년간의 영업정지처분이 불가피하다. 낙찰하지는 않았어도 허위 저가사유서를 제출한 기업도 부정당업체로 6개월 간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입찰서 허위조작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감사원 감사나 조사가 모든 발주기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그렇지 않아도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중견 건설사는 해외 진출이 어려운 데다 주택건설경기 침체로 공공공사에 의존하고 있다”며 “적자 공사가 뻔한 데도 불구, 기업 연명차원에서 건설공사를 저가로 수주할 수 밖는 건설사의 열악한 건설환경을 감사원과 발주기관이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저가낙찰대상공사에서 모든 건설사들은 자재가를 낮춰 저가사유서를 제출해 왔다"면서 "감사원의 감사는 저가 사유서의 낼 수 밖에 없도록 한 최저가낙찰제의 손질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leej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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