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으로 인한 어린이 코골이, 학습장애로 이어져

2010-03-15 15:21


 추운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철이 왔지만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날리는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의 계절도 함께 왔다.

알레르기 비염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열살 미만의 어린이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10살 미만 발병률이 2006년 20.4%, 2007년 21.5%, 2008년 21.2%로 가장 많았다.

비염의 증상 중 코막힘은 만성적인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특히 열살 미만 어린이의 코막힘은 소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을 부르고 이런 수면 장애는 아이들의 인성이나 행동발달, 성장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논문에 의하면 코막힘 증상이 심할수록 자다가 깨는 횟수가 많아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유전으로 인한 키보다 덜 자라거나 집중력의 저하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초래한다고 한다. 특히 유아의 경우 비염 증상 정도나 앓은 기간에 상관없이 코막힘 만으로도 심한 수면장애를 겪는다.

광동한방병원 아이앤맘센터 최우정 원장은 "코골이는 흔히 성인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린이의 경우에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으면 코골이 증상이 나타나고 이럴 경우 자다 깨기를 반복해 낮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해한다"며 "알레르기 비염은 어린이의 성장,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꽃가루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이나 공해가 심각해지는 만큼 알레르기 비염은 국내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증가되는 추세다.

△알레르기 비염과 코골이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가 코막힘이다. 코막힘으로 상부기도가 좁아지면 숨을 들이쉴 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결국 코를 골게 된다. 코의 만성적인 염증 또한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키우게 돼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코골이 증상이 있는 알레르기 비염을 겪는 어린이는 자다 깨기를 반복하면서 기도 확보를 위해 특이한 수면자세를 취하거나 갑자기 일어나 울거나 신음소리를 내는 등 숙면에 방해를 받게 된다. 

이는 어린이의 성장이나 학습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성장호르몬의 2/3가 자는 시간에 분비되고 수면 후 1~2시간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만큼 숙면은 어린아이의 성장에 보약과 같다. 하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다 깨기를 반복하면 성장호르몬이 덜 분비돼 성장에 방해가 된다. 수면 중 호흡을 하기 위한 과도한 칼로리 소모도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제대로 잠을 못 잤으니 낮 동안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수면무호흡증은 뇌 등에 산소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기억력을 떨어뜨려 학습장애를 유발한다.

아울러 알레르기 비염으로 코를 자주 풀거나 기침, 재채기 등을 하다 보니 학습 분위기를 떨어뜨리게 되고 어린이는 위축되기도 한다. 반면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부모는 알레르기 비염인 어린이의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다소 강압적인 양육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부모 입장에서는 각별한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어린이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과 치료
어린이 알레르기 비염은 인지기능, 성장, 행동, 학습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어린이의 성장과 비염, 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뼈를 주관하는 장기는 신장이고 이 신장이 튼튼하려면 폐가 튼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폐의 구멍이 코다. 코가 건강하지 못하면 폐가 좋지 않고 폐가 건강하지 못하면 코가 좋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한의학에서 비염을 치료할 때 주목하는 부위는 폐다. 폐에 열이 있거나 혹은 차가운 바람이나 냉기에 손상되어 호흡기계(폐), 소화기계(비·위), 내분비계(신)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비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치료법으로는 호흡기계(폐), 소화기계(비·위), 내분비계(신) 기능을 보강시켜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탕제를 체질에 따라 처방한다. 또 한약을 증류시켜 환자의 코 안에 발라주는 외치요법으로 코에 염증이 있거나 코피가 자주 나는 증상에는 황련해독탕액을, 코막힘이 심할 때는 투천액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또한 코주위 혈자리에 이침을 붙이거나, 침을 맞아서 코기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환경을 깨끗이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레르기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항원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또 음식물, 음식물 첨가제, 약물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 될 수 있다.

참고로 집먼지 진드기는 25도 정도의 온도와 80% 정도의 습도에서 가장 번식력이 좋다. 반면 온도가 70도 이상이나 -17도에서는 살 수 없고 습도가 60% 이하일 경우 번식하지 못하고 40~50%이하면 1일 이내에 사멸한다. 따라서 알레르기비염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적정 온도와 습도 유지를 위해 온도계, 습도계를 비치해놓고 유의하는 것이 좋다.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침대 매트리스나 양탄자, 천 소재 소파, 이부자리, 자동차 시트 등은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애완동물도 청결히 자주 목욕을 시켜야 하고,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음식물이나 음식물첨가제, 약물로도 유발이 되는 만큼 음식, 라면, 햄버거, 피자 등 인트턴트 식품을 줄이고 채소와 해산물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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