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임원의 보상 체계를 장기 성과에 연동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부행장과 본부장 등 임원들의 임기를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늘리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년이던 임원의 임기를 2년으로 늘렸다.

올해 새로 부행장과 본부장에 선임된 임원들부터 2년 임기를 보장받게 됐으며, KB금융지주 임원의 임기도 함께 늘어났다.

국민은행은 내부 규정에 따라 임원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그동안 1년마다 평가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했다.

하나은행도 임원 임기를 1년 단위로 정하고 있지만 2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도 임원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다음달 중으로 결론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임원 임기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지난 2004년부터 계약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해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은 종전대로 2년을 유지키로 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3년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이 임원 임기를 늘리는 까닭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금융회사 보상원칙 모범규준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임원들이 단기 성과에 급급해 손실을 내거나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해칠수 있다고 판단, 임원에 대한 보상을 정할 때 장기 성과에 연동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에게 줄 성과급 중 40~60%만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3년 이상에 걸쳐 주식 등으로 분할 지급해야 한다. 성과급을 분할해 지급하는 도중 성과가 목표에 미달하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성과급 규모를 줄이거나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

또 보너스 설계와 지급 등을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가 과반수 참여하는 보상위원회를 설치토록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현재 비율이 같은 장단기 성과급 비율을 변경하고, 장기 성과급 중 60%가량을 이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의 상당 부분을 3년 이상에 걸쳐 분할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우리은행도 모범규준에 따라 임원 성과평가 및 보상기준 제정, 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위한 정관변경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성과 보상 체계 변경을 위해 부행장 등 임기를 2년 이상으로 늘리고 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과 보상 체계의 변경은 장단기 성과급 비율이나 주식 비율 등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이달 내 결정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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