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공모가 뜻밖에 부진…삼성생명 여파는?
삼성생명 공모가가 시장예상치 보다 낮은 수준에 결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대한생명 공모가가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8200원에 결정된 탓이다. 대한생명은 당초 9000원에서 1만1000원 사이 가격을 희망공모가로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가 책정한 것.
8일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대한생명의 공모가 하향 여파가 삼성생명 공모가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 공모규모는 대략 4조~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체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0.4%~0.7%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물량 소화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해외기관들은 국내 시장을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한생명의 공모가 수준이 삼성생명 공모가 책정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외 생보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일본 2위 생명보험사 다이이치생명이 4월 118억 달러 규모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인민보험도 연내 상장을, 재보험사 차이나리도 상장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생명도 4월~5월 중으로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 수요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
시장은 삼성생명의 공모 예상가격을 10대1 액면분할시 10만~12만원선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최근 생보주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과열되면서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H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중반기까지만 해도 80만원 수준이었던 삼성생명의 장외거래가가 최근 150만원을 찍고 1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며 "최근 생보사 상장이 이슈화 되면서 시장 기대치만 급격히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생명 내재가치(EV)의 기준인 자본총계 변화 가능성은 작년과 다름이 없다. 때문에 현 주가는 3월 말 예상 자본총계 기준 주당순자산가치(PBR) 기준 3배에 근접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상장 보험사 중에서도 PBR 2배를 넘는 곳은 드물다.
D 증권사 연구원은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8500원대도 밑돌았다는 것은 다소 뜻밖이었다"면서 "지난해 시장의 기대 속에 상장한 동양생명 주가가 공모가 1만7000원을 단 한번도 상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에 낀 거품도 결국엔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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