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중동 시장을 잡아라"

2010-03-07 17:09

-대형프로젝트ㆍ유가 상승 등으로 중동 지역 물동량 늘어
-각국 해운사들 서비스 강화 및 신규 노선 개설

중동 해운시장이 뜨겁다. 건설ㆍ토목ㆍ플랜트 등과 관련된 대형프로젝트 화물과 유가 상승으로 중동국가의 구매력이 증가, 수송 수요가 늘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사 뿐만 아니라 국외 선사들도 중동 노선 강화에 나섰다.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의 일환이다.

지난 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동지역 대표적 항구인 두바이(Dubai)의 지난해 물동량 처리실적은 1195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물동량 처리실적 1182만7000TEU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비록 증가폭은 미미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을 시행, 중동지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물동량 증가로 관련 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 항만인 제다(Jeddah)항의 세 번째 터미널은 지난해 12월 개장했다. 동부지역 담맘(Dammam)항의 2단계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바레인의 미나 칼리파 빈 살만(Mina Khalifa bin Salman)항에 APM 터미널사가 운영하는 터미널도 2009년 11월 문을 열었다.

오만은 소하르(Sohar) 터미널에 선석 970m를 추가 건설, 연간 230만 TEU를 처리할 계획이다. 사랄라(Salalah) 컨테이너 터미널의 활성화와 소하르 항만의 성장에 따른 결과다.

최영석 KMI 연구원(물류항만연구본부)은 "중동 지역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향후 일정기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해운사들도 항로 서비스 강화와 신규서비스 노선 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작년 11월부터 STX팬오션ㆍ장금상선(Sinokor) 등과 함께 총 6척의 4000TEU급 선박을 중동 항로에 투입했다.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당 지역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선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말레이시아의 MISC는 지난 1월 말부터 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추가 투입, 중동 서비스 항로를 직기항 체제로 전환했다. 중동 선사인 UASC 역시 중국 CSCL과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 제휴를 통해 공동운항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의 양밍해운이 중동항로에서 입지와 화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두바이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항로 개편 및 신규 항로개설을 통해 중동항로의 수송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중동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라인은 지난달부터 중동-유럽항로의 기본운임을 올렸다. 1TEU는 300달러, 1FEU(40피트 건테이너 1개) 600달러 각각 인상됐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