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법안소위 개최 여부에 촉각...민 "후반으로 미뤄야"

농협중앙회의 운명을 가를 농협법 개정안이 또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미처리된 이후 정부와 한나라당이 4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그러나 정치권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제대로 된 개정안 심사 여부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3월 개정안 다룰 법안소위 열릴까

자연스레 관심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개정안을 처리하는 주무 위원회여서다.

한나라당 주도로 농수산식품위 법안심사소위는 3월 중 회의를 열고 각종 쟁점을 정리한 후 4월 임시회가 열리면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상임위 전체회의 통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부→ 본회의 상정 등의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측은 “개정안의 4월 국회 처리를 낙관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방선거 변수와 관련, “개정안은 조합과 농민들에게 큰 변화를 줄 만한 내용이 없어 선거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지난해 연말 예산정국과 올 초 세종시 논란으로 2월국회까지 의원들은 대다수 국회를 지켰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3월 중 개인일정이나 해외일정 등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3월 중 법안소위 개최가 실상 물 건너 갔다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4월 국회가 열려서도 문제다. 6월 지방선거 후보군이 거의 확정되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하는 여야가 농협법 개정안 심의나 처리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 당직자는 “개정안이 선거의 주요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의원들의 관심 밖에 있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에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5월30일부터 18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재구성이 시작되는 것도 복병 중 하나다. 농수산식품위 의원들의 ‘물갈이’가 이뤄지면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도 새로 들어온 의원들을 상대로 재논의 돼야 한다. 이 때문에 물리적 시간이 더욱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원금 규모, 보험업계 갈등 해결 ‘숙제’

개정안 신속처리를 위해선 이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도 정리해야 한다.

농협중앙회의 명칭은 현행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농수산식품위 소속 여야 의원 대부분이 ‘농협중앙회’ 명칭 유지를 바라고 있고, 농식품부도 “국회 심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쟁점에 대해선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2011년까지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동시에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경제지주에 대해 단계적 설립을 원하고 있다. 또 중앙회는 부족자본금 6억원을 전제조건 없이 무상으로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회수를 전제로 한 출자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농수산식품위 전체회의에서 “(필요하다면 자본금 지원을) 약속할 수 있는 각서를 쓰겠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국회가 믿을 만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 조세 및 보험 문제 등도 여전히 논란을 빚고 있어 개정안 통과에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 측은 “농업계 조차도 농협법 개정에 대한 단일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라는 당초의 목표가 표류하면서 자본금 지원방식이나 보험업계와의 갈등 등 논란이 각론으로 번지고 있어 개정안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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