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6월 지방선거 좌우한다

2010-03-04 18:47

세종시 여론변화 예측불허...여론' 추이속 각당 희비 엇갈릴 듯
'忠心변화' 가능성 관건..정권견제론도 복병

세종시 수정 문제가 오는 6월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여야 대립과 여권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갈등 속에 세종시 문제가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선거까지 국회에서 이렇다 할 수정안 처리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에서는 충청권을 비롯한 세종시 민심의 심판이 수정안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일 현재 수정안에 대한 지역별 여론의 흐름은 수도권은 찬성 여론이, 충청과 호남권은 반대 여론이 각각 높고, 영남권은 찬반 여론이 혼재해 있다.

이런 여론의 흐름이 6월까지 지속되면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세종시 수정을 통한 여권의 '수도권 수성'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인 것이다.

하지만 역대 지방선거가 '정권 심판론'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종시 수정 문제가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고 여기에 정부의 중간평가가 맞물리면서 여권에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거의 휩쓸다시피한 한나라당의 경우 패배가 예상되며,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각축전을 벌이며 약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둔 현 시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충청권을 필두로 한 '세종시 민심'의 변화 가능성이다.

충청권에서 수정안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 한나라당은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의외로 선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민주당이나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은 급속한 영향력 상실은 물론 지역 기반까지 흔들릴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현재 여권 주류가 친박계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조만간 수정안 당론을 만든 뒤 충청여론 설득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물론 주류 측의 이 같은 세종시 정면돌파 카드가 민심의 역풍을 불러 오히려 전국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세종시 특혜론'과 '지방 역차별'이 불거지면서 혁신도시를 비롯한 지역민심이 심상치 않은 데다 여권내 '與與 갈등'까지 겹쳐 정권 견제론이 쉽게 먹힐 수도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여기에 당명을 변경해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와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국민참여당 등 여야 모두 기존 표밭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은 정당들의 등장도 지방선거의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세종시 국민투표론'이 한나라당 친박과 야권의 반발 속에 주춤하면서 이번주 가동될 한나라당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운명을 가름할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발(發) '이명박 대통령 중대 결단설'로 촉발된 세종시 국민투표론은 현재 헌법상 요건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정부의 중간평가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고 국론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날 가동된 중진협의체가 당내 '원안 수정'과 '원안 고수'라는 상반된 입장 속에 어떤 '합의안'을 도출해내느냐에 향후 세종시 운명이 가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반면 중진협의체에서 '합의안'이 나오지 않고 정부의 세종시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친이-친박간 충돌이 반복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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