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 문제 많다

2010-03-04 09:39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시설보조사업의 효과가 크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설보조 중심의 사업을 민간사업자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평가' 보고서를 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지난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9079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최근 들어 예산 지원액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올해는 특히 예산이 1802억원까지 늘어났으며,지식경제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된 농가에 대한 지열설비 보급 사업까지 합치면 2468억원이 된다.   

이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량의 11%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은 지원대상에 따라 ▲그린홈100만호 사업 ▲지방보급사업 ▲일반보급사업으로 구분된다.

◇ 그린홈100만호 사업

이 사업은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춘 일반기구를 100만호까지 보급하겠다는 목표로 시설 설치비의 50~80%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원대상 에너지원은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지열 설비 등이다.

정부는 그린홈이 오는 2012년까지 10만호가 보급돼 기반이 마련된 이후, 민간주도의 자발적 참여가 본격화되고 대량보급체계가 구축되는 2017~2020년에 60만호가 조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그린홈 목표치는 1만6000가구였지만 실제 조성 가구를 보면 1만9224가구로 목표치를 넘어섰다. 2009년말까지 누적 그린홈은 4만3893가구를 기록해 수치적인 보급성과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사업추진방향이 '100만호' 라는 보급량에 맞춰짐에 따라 한 가구당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04년 2.49kW에서 2006년 1.23kW, 2008년 1.15kW, 2009년 0.91kW로 줄었다.

이처럼 2006년부터 태양광주택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과 반비례해 한 가구당 보급용량이 줄어들면 전체 그린홈이 증가하더라도 총 보급량 증가는 그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급호수에 그린홈사업의 목표를 맞춤에 따라 공동주택이나 임대아파트와 같은 단지형 태양광설비를 설치한 후 해당 단지 가구수를 모두 성과로 산정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별 보급량'을 사업의 목표로 추가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린홈에 투입된 민간투자비의 회수가 늦어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태양광의 경우 12년 내에 민간투자비가 회수될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 기간 투자비가 회수되는 가구는 전체의 30%에 불과했다. 나머지 70%는 투자회수기간이 훨씬 길었으며 투자회수 기간이 25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구도 30.6%에 달했다.

아울러 정부는 가정용 태양광설비 3kW로 연간 68만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실제 이보다 낮은 절감량을 보인 가구가 전체의 80%를 넘어섰다.

또 전기절감량과 전기요금 절감액이 정비례하지 않아 형평성이 부족한 문제도 나타났다.

   
 
 

◇ 일반보급사업과 지방보급사업

일반보급산업은 산업체 등에, 지방보급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시설물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두 사업은 보급목표를 설정하지 않는 대신 보조율을 지방보급사업 50%, 일반보급사업은 60~80% 이내로 정해두고 있다.

지방보급사업은 1996~2009년까지 1153개 사업에 4766억원을 지원했으며, 에너지원이 태양광 태양열, 연료전지 집광채광 등 다양하다.

일반보급사업도 1993년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2239개소에 1550억원을 지원해 신재생에너지 2만7088TOE를 보급했다.

하지만 두 사업의 경우 발전효율이 설계보다 각각 85%, 76%에 불과했다.

특히 지방보급사업은 설비의 운전효율을 관리할 유인이 부족해 설비 설치 후 효율이 다시 떨어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또 일반보급사업의 설치단가에 비해 4~17% 비싼 것으로 나타나 예산 낭비가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보급사업은 시설설치비의 60%는 중앙정부 재정으로 40%는 지자체의 재정으로 충당된다.

또 시설투자비 보조와 세액공제가 이중으로 적용돼 재정을 통한 실제 보조율은 60%에서 68%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국회예산정책처는 민간부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전차액지원사업의 발전효율은 설계치에 비해 101%에 달하고 있다.

또 보급목표를 시설 용량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을 기준으로 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희 국회예산정책처 산업사업평가팀장은 "남은 전력에 대해 고정가격매입제도를 시행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와 연계하는 방안, 기존 에너지이용효율화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또 "정부 계획량에 비해 사업 성과가 저조한 것은 사전검토, 사후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사전검토와 모니터링을 강화해 후속사업의 정책방향을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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