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산은 우산' 들어간 금호생명 득일까
금호생명의 주인이 산업은행-칸서스 사모펀드(PEF)로 바뀐다. 산은 PEF는 다음달 12일 투자금액의 80%를 우선 입금하고 본격적인 경영권 행사에 나설 전망이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금호생명의 계열사 편입을 공언한 가운데 산업은행과 금호생명의 시너지 창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호생명은 다음달 12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익종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공식 선임한다. 최 내정자는 산은 부행장 출신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하다가 최근 물러났다.
이번 인사를 놓고 시장에서는 산은지주가 금호생명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은 PEF가 투자하기로 한 금액 중 80% 가량이 이날 집행된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현재 PEF 소속 인력들이 회사로 나와 경영 실태를 파악하는 등 경영권 인수를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최 내정자는 아직 출근하지 않고 있지만 대표이사 선임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달 12일 PEF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입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80% 정도가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산은 PEF는 투자금액 중 80%를 우선 입금하고 향후 경영 추이를 지켜본 후 20%를 추가 집행할 방침이다.
PEF가 조성한 자금은 산은 2650억원, 국민연금 2150억원, 코리안리 500억원, 칸서스 자산운용 200억원, 금호그룹 계열 1000억원 등 총 6500억원 규모다.
◆ 산은-금호생명 시너지 창출 '글쎄'
민유성 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금호생명의 계열사 편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 회장은 "구조조정과 자산건전화 과정을 거쳐 경쟁력 있는 보험사로 탈바꿈시킨 후 그룹 계열로 편입할 계획"이라며 "은행과 보험, 자산운용, 증권 등의 균형있는 계열 구조가 갖춰지게 되고 이는 민영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생명은 방카슈랑스와 퇴직연금 등의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산은과 제휴를 맺으면 양측의 FP를 활용한 신상품 개발,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 제공 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산은이 소매금융 강화에 나설 경우 금호생명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기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산은이 은행권 인수합병(M&A) 논의에서 뒤로 밀리면서 소매금융 활성화 전략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민영화를 앞둔 산은이 외국계 자금이 대주주인 외환은행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나서는 데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부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산은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몇 안 되는 블루오션 중 하나"라며 "산은도 대형 퇴직연금 사업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생명을 지원할 여력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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