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세대교체'와 '변화' 선택한 인사

2009-12-27 13:31

현대기아차는 24일 사상최대인 304명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역량 강화와 세대교체에 촛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대기아차 사상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탄생한 것도 눈에 띈다.

◇해외 판매·글로벌 역량 강화

김용환 정석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현대기아차그룹이 글로벌 전략과 조직 안정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김용환 신임 부회장은 유럽총괄법인장,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영업본부장을 두루 거쳐 글로벌 판매 전략 강화에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

또 김 신임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강조해온 정 회장의 뜻에 따라 글로벌 판매 전략에 가속을 내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석수 신임 부회장은 현대기아차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 신임 부회장은 현대하이스코 관리본부장, 현대제철 관리·영업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역임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다.

여기에 현대모비스에서 3명(김순화 앨라배마 법인장, 송창인 품질본부장, 김한수 구매당담)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이번에 물러난 김동진 전 부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현대기아차 부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연구 개발(R&D) 및 품질 생산 부문의 승진 임원 비율이 40%에 달하는 것은 자동차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친환경 차량 개발이 가속을 내고 있는 만큼  핵심 기술 경쟁력을 높여 세계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젊어진 임원진들

알려진 대로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 김치웅 현대위아 부회장, 팽정국 현대차 사장, 이용훈 현대로템 사장 등 그룹 내 부회장 및 사장급 고위임원 4명이 퇴진한 것은 '정의선 체제'를 굳건히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기존 경영진 및 임원진에 대한 교체폭을 최소화해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정 부회장이 지난 8월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이번 인사에는 정 부회장의 후계 구도를 조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특히 40대 중후반이 대거 이사 및 이사대우에 포진시킨 것은 정 부회장이 폭넓게 인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 조직 장악의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금녀의 벽 허물었다.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 임원의 벽은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쉽게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김화자 현대차 부장, 이미영 현대카드 부장 등 2명의 임원(이사대우) 승진으로 그 벽을 깼다. 이는 현대차 기업사에 큰 변화를 의미하는 사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6월 말 현재 5만5000여명의 직원 중 여성은 2200명에 불과하다.

특히 1987년 그룹에 입사한 김화자 신임 이사대우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업지점장(여의도지점)을 맡아 성공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주경제= 김훈기·이정화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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