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두바이월드에 100억불 지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맏형격인 아부다비 정부가 최근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두바이월드의 부채 상환에 나서기로 했다. 자금 확보 소식에 두바이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부다비 정부는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 채무 상환을 위해 1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두바이 최고재정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부다비 정부는 두바이 재정지원기금(DFS)에 1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기금은 두바이월드의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두바이 정부는 우선 오늘 만기가 돌아온 (부동산 개발기업 나킬의) 채권 41억달러에 대해 지급보증 조치를 취했다"며 "기금의 나머지 역시 채무 상환과 이자 지급, 기업 운용 자금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원회는 이어 "UAE 중앙은행은 UAE 현지 은행을 지원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바이 정부는 투명성 제고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국제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금융 재조직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두바이 경제 모델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두바이는 강하고 활기 넘치는 국제 금융 중심지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나킬에 대해 만기가 도래하는 수쿠크는 35억2000만 달러로 리먼브러더스사태 이후 두바이에 돌아오는 채권 만기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두바이월드는 지난 1일 260억 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 유예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전체 부채 규모 590억 달러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이어서 시장에 만연했던 우려가 다소 가셨다. 그러나 핵심 계열사인 나킬은 지난 상반기 134억 디르함(36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은 다시 증폭됐었다.
하지만 이날 두바이 정부의 자금 확보 소식을 호재로 증시는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두바이 종합주가지수(DFM)는 개장 직후, 전날보다 10.06% 급등한 1865.93을 기록했다. 아부다비 증시도 전날보다 6.1% 상승 출발했다.
제이슨 와츠 신용거래부장은 "숲 속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날 조치는 분명히 올바른 길을 찾는데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며 "두바이에 대한 아부다비의 지원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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