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지급결제, 업계 "절반의 성공"

2009-09-07 18:05

시행 한달을 맞이한 증권사 소액지급결제 서비스에 대해 증권업계가 ‘절반의 성공’이라는 자평을 내놓았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개 증권사가 지급결제 서비스를 실시하기 시작한 지난달 4일 이후 지난 2일까지 CMA 계좌가 21만1천463개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지난 7월까지의 월평균 계좌 증가분 15만1천개에 비해 40% 많은 수치다.

하지만 지난 2일 기준 계좌 잔고는 39조7천941억원으로 지난달 3일의 40조3천187억원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소폭 줄었다.

증권업계는 수익 창출로 이어질 지는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한달 동안 CMA 계좌 수가 증가하며 투자자금 유치를 위한 발판은 일단 마련됐다고 입을 모았지만 계좌 증가를 수익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달간 CMA 계좌 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투자자금 유치를 위한 발판은 일단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증가하고 있는 계좌를 펀드 같은 투자 상품 판매로 연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가열 양상으로 보이고 있는 CMA 금리 경쟁도 지적됐다.

지난 4일부터 지급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유진투자증권이 최고 연 5.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CMA 상품을 출시했다. 이후 신영증권이 연 5.0% 금리를 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어 대우증권 역시 연 4.5%였던 '우대수익형 CMA'의 최고 수익률을 4.7%로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메리츠종금이 최고 연 5.0%라는 높은 금리를 제시하자 한 달 만에 7000억원의 자금이 몰린 사례를 거론하며 “유치된 자금을 계좌 개설자 수로 나누면 한사람 당 4000만원에 이른다”며 “그만한 자금이 장기적으로 계좌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체 CMA계좌 잔고라는 '파이'가 충분히 커지기 전에 증권사간 금리 경쟁 때문에 자금이 몰려다닌다면 증권사 입장에서도 득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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