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증세, 서민부담 전이
2009-08-30 09:20
정부가 고소득층 등을 겨냥해 내놓은 증세안의 상당수가 오히려 서민.중산층 부담으로 전이되는 2차 충격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전세 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는 전세금에, 운전학원과 대용량 가전제품에 매기는 간접세는 수강료와 판매가에 각각 반영되고 과표 양성화 방안에 따른 고소득층의 추가 부담은 서민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내용도 많아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증세 부담을 짊어지는 주체와 물가 불안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30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5일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에서 3주택 이상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전세 보증금에 소득세를 과세하기로 하면서 세 부담이 전세금에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집주인이 전세금을 소득세 규모보다 많이 올릴 수 있는데다 과세대상이 아닌 전세보증금마저 덩달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집주인이 어차피 세금을 낼 바에야 아예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 수 있어 전세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가 임대인에게 상가임대차계약서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고 모든 점포의 임대료를 합산해 상가임대업자의 일반 또는 간이과세자 여부를 판정키로 하면서 늘어날 세부담도 소득 보전을 위해 입주 자영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가 내년 4월부터 대용량 냉장고와 에어컨, TV, 드럼세탁기 등 4개 가전제품에 대해 개별소비세 5%를, 7월부터 자동차운전학원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데 따른 부담은 그대로 구매.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운전학원별 수강료는 대체로 장내기능 35만~50만원, 도로주행 30만~40만원 등 80만원 안팎이며 도로연수비까지 20만원 가량을 추가하면 모든 과정에 100만원 가량이 들면서 많게는 10만원 안팎까지 늘어날 세 부담이 수강료에 반영될 전망이다.
생계를 위해 운전면허가 필요한 서민, 대용량 가전을 선호하거나 필요로 하는 신혼부부나 영세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고소득전문직의 과표 양성화를 위해 30만원 이상 거래에 대해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한 것도 서비스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업종은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건축사, 변리사, 법무사 등 15개 전문직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수의사 등 의료업종, 입시학원과 골프장, 예식장, 장례식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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