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을 이끈 항공우주인들
2009-08-25 17:25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
'로켓박사'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2006년 펴낸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문구는 국내 항공우주인 모두의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마침내,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우주로 비상함으로써 항우연 소속 250명 연구원의 지난 7년간 노력이 결실을 봤다.
그 가운데서도 채 전 원장의 기쁨은 남다르다.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박사를 받은 뒤 1988년부터 2005년 원장직을 떠날 때까지 항우연에 모든 열정을 다 바친 그였다.
채 전 원장은 나로호 성공 소식을 듣고 "이제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우주개발 설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식을 줄 모르는 '로켓사랑'을 드러냈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총지휘한 이주진 현 항우연 원장도 한국이 자력 위성발사국 우주클럽으로 우뚝 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바쳤다.
이 원장은 나로호 발사 며칠전 실패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선 생각한 바 없고 그런 말조차 꺼내고 싶지 않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할 정도로 이번 나로호 개발과 발사에 '몸과 마음'을 다했다.
그는 "지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험은 다 했다. 오랜 시험준비를 거쳐 마지막 평가를 앞둔 수험생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그간 기울인 정성의 일면을 보였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박사인 이 원장은 1991년 항우연에 본격 합류해 위성기술사업단장, 위성정보연구소장 등을 거쳐 작년부터 원장을 맡아 이번에 나로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별 기준 세계 13번째인 나로우주센터 책임자인 민경주 센터장은 '뚝심의 항공우주인'으로 통한다.
특히 민 센터장은 우주센터 부지가 외나로도로 선정된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이곳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나로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민 센터장은 "이제, 우주강국 진입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며 "우주 개발은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태생인 그는 인하대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크론대에서 이학박사를 받은 뒤 국방과학연구원을 거쳤으며, 우주센터개발사업을 맡은 항우연과는 2000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항우연의 발사체연구본부 조광래 본부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조 본부장은 2004년 초 나로호 상당부 추진기관인 킥모터(KM )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 본격적인 개발을 주도했다. KM은 킥모터는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용 추진기관이다.
조 본부장은 "2006년 3월 지상시험시 정상적인 연소시간은 약 60초인데 연소시작 후 약 30초가 지나서 전방부로부터 화염이 분출돼 실패로 끝나는 '대형사고'가 발생해 난감했었다"며 "우주발사체용 추진기관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다"고 그간의 힘들었던 상황을 전했다.
이 밖에도 발사체연구본부 발사체체계사업단 박정주 단장, 나로우주센터 기술관리팀 이효근 팀장, 나로우주센터 김민현 팀장, 발사체연구본부 추진기관체계팀 오승협 팀장 등이 '우주로 가는 길'을 뚫는데 밤낮을 잊고 달려온 '로켓맨'들이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