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 파행은 절대 안된다
18대 국회 초반 파행일수 54%...여야 갈등 격화
서민생활 활로 여는 민생법안 국회서 표류
여야의 자리싸움으로 82일 이나 늦게 개원한 18대 국회는 ‘정쟁·파행’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16일 현재 이번 국회의 298일 회기일수 중 161일(54%)이 파행으로 얼룩져서다. 이 때문에 보름 앞으로 다가온 9월 정기국회는 반드시 일하는 민생국회가 돼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
원구성 지연으로 지각한 국회는 지난해 6월 임시회때부터 표류하기 시작했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반대를 명분으로 한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이어졌고 연말 입법전쟁을 이유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12월 임시회는 23일간이나 문을 닫았다.
올해 들어서도 국회 파행은 도를 넘었다. 2월 임시회에서 미디어법 관련법과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금산분리완화 법안을 놓고 여야간 대치가 이어져 7일간 국회는 공전했고 해당상임위는 점거로 홍역을 앓았다.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조문정국이 이어지면서 6월 임시회는 42일 지각한채 미디업법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본회의장을 동시에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결국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은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강행처리했고, 이에 반발해 민주당은 “끝까지 간다”며 100일 장외투쟁에 돌입하면서 9월 정기국회의 공전이 장기화될 분위기다.
‘최장 기간 국회의장 미선출’, ‘여야 동반 본회의장 점거’ ‘폭력·망신국회’ 등 유례없는 불명예 기록으로 양산한 이번 국회가 민생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혹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의원간 ‘망치’와 ‘헤머’가 난무했던 폭력상과 함께 경제 위기속에 산적한 민생·개혁법안들이 잠들어 있다는 점이다.
하루 1000명씩 해고자가 양산되는 비정규직법의 개정과 하루 12억원씩 국민 부담이 늘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처리는 한시가 급하다.
또 여권이 6월 임시회 처리를 목표로 했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한 여신전문금융업법, 통신요금 인하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악덕 사채를 근절하는 대부업법, 상조피해방지를 위한 할부거래법, 영세상가를 활성화하는 재래시장육성 특별법 등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 연체이자제한법, 고등교육법, 조세특례제한법, 국민건강보호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청년실업해소특별법, 세종시설치법 등 서민생활의 활로를 제공하는 입법들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신세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지금처럼 여야간 대결구도가 격화되면 9월 정기국회도 파국을 피할 수 없다”며 “갈등을 최소화하고 민생해법을 찾기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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