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주택정책이 필요하다

2009-08-10 18:33

주택시장이 과열을 막고 한편으로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획일적 규제가 아닌 맞춤형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집값이 버블세븐 등 일부지역만 급등하는 아랫목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데 따른 것으로, 정부가 규제책을 내놓는다면 지역별·분야별 실정에 맞는 적절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시장은 버블세븐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급상승하고 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양천구 등은 여름방학과 맞물려 학군중심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와 서울 흑석뉴타운 등 재개발지역도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주변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재건축아파트 주변지역은 작년 말부터 이뤄진 군불지피기식 규제완화로 집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2006년 말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지역에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흐르고 있고 상가와 토지시장도 차갑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서울에서도 강남권 일반 아파트와 강북지역 등은 아직도 작년 금융위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정부가 부동산 정책기조를 획일적 규제로 전환한다면 시장 전체가 순식간에 식어버릴 수 있다며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앞으로 주택가격은 실물경기나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출렁이는 일종의 불안정한 자산시장으로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부가 시기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도 "일부 뜨거워진 아랫목을 식히려다 윗목과 중간목이 냉각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수요자의 거래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는 정책을 고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돌을 서둘러 식히기 위한 찬물 규제가 아닌 차가운 윗목으로 열이 나눠질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요억제측면이 아닌 공급확대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필요한 곳에 적정한 물량이 공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집값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간건설사들이 주택건설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각종 재건축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 공급 위축 요인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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