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아마추어 인사 버리고 통합형 인사하라
‘강부자’ ‘고소영’ 내각, 편중인사 지적…고위 공직자 7명 도중하차…인사검증시스템 붕괴
국민통합 위한 개각 승부수 ‘통합형 인사’ 집권 2년차 국정추동력 확보해야 ‘주문’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는 항상 논란이 됐다. 2008년 2월 정부 출범 후 첫 조각 발표가 나자마자 이춘호 여성부, 남주홍 통일부,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자진사퇴했다. 부동산 투기의혹, 위장전입 의혹, 소득공제 부당환급 등이 문제돼서다.
두달 뒤 악몽은 재현됐다. 박미석 청와대사회정책 수석이 농지를 매입하고 거짓 자경확인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낙마했다. 그로부터 두달 후 세금 탈루 의혹을 받던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이 옷을 벗었다.
집권 2년차에도 인사파동은 지속됐다. 올 초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우리금융지주회장 시절 특혜의혹으로 자진사퇴했다. 천성관 검찰총장내정자도 도덕성의 한계로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들의 줄사퇴는 현정부의 1기 내각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권)’ ‘강부자(강남 땅부자)’ 정권이라는 비아냥이 나온 근거를 제공했다. 이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 국정추동력을 확보키 위해선 구멍이 숭숭 뚫린 인사검증시스템을 다잡고 민심과 소통하는 통합형인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는 이유도 여기있다.
◆집권 2년차 국정운영, 통합형 개각이 최대 관건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국민적 지지를 잃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이명박 정부 초기 높았던 지지율이 하락한데는 인사문제가 주된 요인이었다”며 “그간의 인사는 인재를 구하기보단 이 대통령과 가까운 특정계층에 편중돼서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중 전문위원도 “현정부가 소수의 부유층에게 혜택을 주는 정권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있는데 이는 고위직 인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민들의 삶과 괴리가 있고 위화감을 조성할만한 재산가들의 등용이 문제였다”고 가세했다.
윤 전문위원은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제대로 못해 중산층 강화 행보를 보이면서도 국민적 신뢰를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개각은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떠나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통합형’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인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인사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게 추진돼야 하며 특정계층에 치우쳐선 안된다”고 말했다.
또 “능력이 있고 정부의 정당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전문위원은 “국민적 지지이탈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 차원의 개각이 필요하다”며 “현정부 들어 공직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의혹 등에 관대했는데 이를 시정해야 한다. 엄중한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쇄신 놓고 날이 갈수록 커지는 MB의 고심
이 같은 전면쇄신 주문으로 이 대통령의 개각에 대한 고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당초 이 대통령은 8·15 광복절을 계기로 인적쇄신을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해 개각이 이달말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사문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여러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각의 핵심인 총리인선이 미뤄지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국민적 지지를 받고 젊으며 청렴성을 갖춘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한나라당에서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정치인 입각에 대해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송광호 최고위원은 “단순히 지역출신자를 총리로 앉힌다고 해서 등 돌린 민심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며 “지역의 유능한 전문가 등을 고루 등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관계자는 “집권 중반기의 안정적 국정운영 향배는 이번 개각에 달려있다”면서 “일방적 독주를 멈추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며 친박인사 기용을 촉구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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