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경마 등 전자카드 도입 반대 '한목소리'
2009-06-29 05:40
한국마사회 등 베팅금액 통제·개인정보 유출 매출감소 우려
경마, 경륜, 카지노, 경정 등 사행산업의 과도한 베팅을 방지해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전자카드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 따르면 작년 11월 발표한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에 따라 내국인 카지노와 경마, 경륜, 경정 등 사행산업 이용객들의 베팅금액 통제가 가능한 전자카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런 사행산업들의 베팅금액은 카지노 30만원, 경륜∙경정 각각 10만원 등으로 법정 한도액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런 베팅들은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지면서 법적으로 정해진 한도액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내년부터 베팅금액을 제한할 수 있는 전자카드 시범운영을 거쳐 2011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마사회, 국민체육진흥공단, 강원랜드, 스포츠업계, 축산농가, 폐광지역 주민 등 사행사업자 및 관련업계는 이용객들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매출감소가 불보듯 뻔하다며 제도도입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경륜, 경정 이용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륜 35.8%, 경정 34.8%의 고객이 전자카드 도입시 경륜 또는 경정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1000여명에 달하는 제주 축산농민들은 지난 26일 제주도청앞에서 ‘마필산업 다 죽이는 전자카드 도입철회 범도민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전자카드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경마 수익금의 일정액이 축산발전기금으로 투입되는 상황에서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경마 수익금이 감소하고 경마수익금이 감소하면 축산발전기금도 그만큼 줄어 결국 마필산업 지원이 현재보다 현저히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카지노가 있는 폐광지역이나 체육계도 거의 같은 맥락에서 전자카드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체육계는 전자카드제가 도입되면 스포츠토토를 통해 들어오는 체육진흥기금이 약 1500억원 정도 줄어들어 비인기종목, 유소년스포츠, 장애인 스포츠, 사회인스포츠 등에 대한 정부지원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강원랜드 역시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카지노 매출이 현재의 39%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지노 주변의 폐광지역 주민들도 반대하긴 마찬가지.
강원랜드는 지난 2000년 개장 이후 작년까지 총매출 6조4000억원의 35%에 이르는 2조2300억원을 관광기금이나 폐광지역발전기금으로 조성,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기여해 왔으나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이 기금이 줄어들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사감위 관계자는 “전자카드는 사행산업 정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용객의 과도한 베팅을 방지해 도박중독 등 사회적비용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며 “관련부처나 사업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보완할 점은 보완하면서 제도도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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