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회복 회의론 확산..인플레-디플레 '줄타기'

2009-06-25 08:41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4일(이하 현지시각) 점진적인 경기 회복을 전망하기는 했으나 세계 곳곳에서 회생 기대감에 제동을 거는 진단과 지표들이 잇따라 제시됐다.

FRB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간의 정례 회동을 끝내고 발표한 성명에서 "경기 위축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 여건도 지난 몇달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FOMC는 특히 디플레 우려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일각의 디플레 우려도 가라앉혔다. 성명은 디플레 우려가 해소됐다고 해서 당장 인플레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FRB가 회생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면서 "디플레와 인플레 사이에서 줄타기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의 멜빈 킹 총재는 24일 최근 회생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여전히 멀고 험난한 길"이라고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말한 것으로 로이터가 전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더해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지난 1930년대 이후 지금처럼 예측이 어려운 침체를 겪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킹의 발언으로 미뤄 BOE가 긴축 통화 정책으로 조기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워런 버핏도 미 경제에 대한 장밋빛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버핏은 이날 CNBC 회견에서 "미 경제가 다시 튀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쥐어 짜야 할 과다한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길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경제가 여전히 난장판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불행히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토머스 미로 총재도 24일 한 회동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과다한 기대감이 있음을 경계한다"면서 "(침체로 인한) 사회적 충격이 시간을 두고 위기로 발전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충격이 의심할 나위 없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로는 "은행의 부실채권이 여전히 심각하며 기업의 줄도산이 심각한 연쇄 타격을 가하게 될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무역 쪽에서도 성급한 회생 기대감에 제동을 걸었다.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 참석차 방문한 제네바에서 로이터 TV와 회견하면서 "세계 무역 실적은 여전히 밝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무역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세계 2위 경제국인 일본은 지난 5월 한해 전에 비해 수출이 무려 40.9% 줄어든 것으로 24일 발표됐다. 수출은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급감한 데 특히 타격받아 4조엔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도 5월에 42.9% 줄어 3조7천200억엔에 그친 것으로 발표됐다.

한편 블룸버그는 24일 호텔산업 전문 분석기관을 인용해 고급호텔 비즈니스가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4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PKF 호스피탤리티 리서치의 마크 우드워드 사장은 매리엇과 스타우드를 비롯한 미국 특급 호텔들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비즈니스를 회복하려면 빨라야 2012년, 아니면 2013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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