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5-동반자살> 국내 호러영화를 대표한다

2009-06-17 11:18

   
 
 

푹푹 찌는 무더위를 서늘하게 식혀주는 공포 영화는 매년 여름 영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장르다. '분홍신(2005)' '아랑(2006)' '검은집(2007)' '고사-피의 중간고사(2008)' 등 최근 몇 년간 공포영화 1위를 해온 작품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적 상황과 감성에 초점을 맞춘 공포물이 강세다.

또 그 해 가장 먼저 개봉한 작품이 흥행 1위를 차지하는 공포장르 '흥행법칙'이 존재해 왔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공포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여고괴담5-동반자살'은 개봉날짜를 일찌감치 18일로 확정했다. 올해도 ‘공포장르 흥행법칙’을 어김없이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1998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한국 공포 영화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여고괴담'. 이후 매번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 혁신적인 영화 기법을 선보이며 공포영화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은 '여고괴담'시리즈가 제작 10주년을 맞았다.

'여고괴담'이 학원 공포물을 하나의 장르로 정착시킨 가운데 시리즈를 벤치마킹한 학원 공포 영화들이 대거 쏟아졌다. 작품마다 신인을 기용해 톱스타로 발돋움시킨 '여고괴담'의 전통 역시 공포 영화에 신인 배우들을 기용하는 지금의 풍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러 명의 여성 주인공이 극을 끌고 나가는 스토리텔링 방식뿐 아니라, 실제로 '여고괴담'이 배출한 배우, 스태프, 감독들이 '여고괴담'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포영화에 다시 도전하거나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하며 충무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시나리오 작가이자 박찬욱 감독의 파트너로 활약해 온 이종용 감독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여고생만이 가질 수 있는 심리적인 아픔과 현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평범한 공간 속에서 드러나는 극도의 공포를 관객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며  데뷔작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성한 교육의 장이었던 학교를 거대한 공포의 근원으로 삼아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사춘기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다뤄온 여고괴담 시리즈.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서 10년 역사를 이끌어온 원동력은 그 동안 끊임없이 추구해온 '새로움'이다.

지난 10년간 1편에서는 왕따와 입시경쟁, 2편에서는 금기된 사랑과 편견을, 3편은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 계단을, 4편에서는 목소리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여고생들 특유의 '동반'문화가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학교를 갈 때도, 공부를 할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언제나 함께하는 사춘기 여고생들이 죽는 순간도 함께 하자는 위험한 약속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공포를 담고 있다. 여고생들의 맹목적인 우정이 갖는 순수함과 양면성, 여고생들 특유의 불안한 심리가 섬뜩한 공포와 맞물리며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공포를 만들어 냈다.

   
 
 

'여고괴담' 시리즈가 고수해온 두 번째 원칙은 바로 '새로운 배우'. 신인들의 열정과 패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여고괴담' 시리즈의 전통은 10주년 기념작인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지켜졌다.

최강희, 박진희, 박예진, 공효진, 김민선, 송지효, 박한별, 조안,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등 수많은 톱스타들을 배출해 온 '여고괴담' 시리즈는 모든 신인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등용문이다. 그러한 위상을 입증이라도 하듯, 주ㆍ조연배우 공개 오디션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자들이 몰렸다.

서류심사를 거친 557명이 1차 면접심사에서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고, 박예진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2차 면접심사에서는 57명이 교복을 입고 오디션을 받았다. 3차 워크숍 심사에서는 최종 후보 17명이 1박 2일간 경쟁을 벌였으며, 최종적으로 오연서, 장경아, 손은서, 송민정, 유신애가 5545:1의 경쟁률을 뚫고 새로운 호러 퀸으로 발탁됐다.

절친의 자살 이후 괴로워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소이 역을 맡은 손은서는 “전편의 시나리오를 모두 직접 손으로 써보며 오디션을 준비했다”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또한 유일하게 귀신 연기를 소화해 낸 언주 역의 장경아는 “혼자 귀신 분장을 해야 해서 섭섭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더 무섭게 보여야 한다는 욕심이 생겼다”는 말로 첫 공포 연기에 도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일명 ‘엄친딸’ 캐릭터인 유진을 연기한 오연서는 “전작인 ‘여고괴담4’ 오디션에 떨어졌다가 다시 도전해서 드디어 출연하게 되었다”며 “이번이 여고생으로 출연할 수 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임했다“고 밝혔다.

치열했던 오디션을 통과한 5명의 신인들에게 영화촬영은 오디션보다 몇 배나 더 떨리는 경험이었다. 타고난 끼와 재능, 근성과 책임감을 무기로 이제껏 달려온 '여고괴담'의 무서운 신인들은 올 여름 가장 치열하고 떨리는 마지막 관문,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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