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30일 "부실 책임이 있는 기업의 경영진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남용해 경영권을 유지하는 행위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기업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마련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통해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던 일부 업체가 경영권 유지 등을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통합도산법은 원칙적으로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으로서 기업을 계속 경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부실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지 않도록 채권금융기관이 법원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그룹의 구조조정과 관련, "주채권은행은 불합격 그룹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이행 실적을 체계적으로 점검.관리해야 한다"며 "차입이나 인수.합병(M&A) 등 과도하게 외형을 확대해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는 곳은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감독당국은 추진 상황을 밀착 점검하고 주채권은행의 대응이 미흡하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개별 대기업의 신용위험평가에 대해 "다소 양호한 경영실적에도 급격한 신용도 악화가 우려되는 업체는 세부 평가 대상에 포함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은행별 구조조정 전담 조직과 인력 확충을 지도하고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수시로 제출받아 현장 점검을 하기로 했다.

김 원장은 "은행장이 직접 구조조정 업무를 챙기도록 엄중히 촉구하겠다"며 "은행별 구조조정 적정성에 대한 감독당국의 별도 점검 계획을 미리 알려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생 가능한 워크아웃 기업에 원활한 신규 자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채권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을 50% 수준으로 완화하고 채권 동결기간을 연체기간에서 제외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독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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