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침체 딛고 1분기 '흑자' 전망
우리은행에 다시 봄날이 찾아올까?
지난해 4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진 우리은행에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주가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현대건설(292만주)과 현대종합상사(112만주) 주식을 처분하며 총 1772억원의 매각대금을 챙겼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우리은행이 1분기 1000~15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6911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3개월새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셈이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워낙 많이 쌓아 올 1분기 충당금 적립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도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 2월 2.59%까지 치솟았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3월 들어 2.30%로 떨어졌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84%에서 0.58%로 낮아졌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지난 24일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연체율 등 전반적인 경영지표가 올 1분기 들어 다소 개선됐다"며 "다만 순익의 경우 여신규모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상시평가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파생상품 관련 손실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실적에 키코(KIKO) 계약에 따른 피해 규모가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코 계약 잔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향후 키코로 인한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영 여건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5월 주당 2만115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11월 461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 들어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3월에는 6000~8000원선에서 거래됐으며 4월에는 1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글로벌 신용 완화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라며 "그동안 매입한 16억달러 규모의 부채담보부채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중 14억달러를 평가손으로 처리해 추가로 부실이 발생할 만한 자산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신용위험 완화, 유가증권 회계기준 변경 등이 이뤄지면 오히려 큰 폭의 환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3월 160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지고 정부의 외화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등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며 "외화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은행권 신용공급이 정상화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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