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盧의혹' 강금원 직접 조사

2009-04-15 18:07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대전지검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서울로 옮겨 16∼17일 이틀간 조사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그가 2007년 8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를 논의했다는 `3자 회동'의 내용과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의 출처와 사용처를 수사한다.

강 회장은 앞서 "당시 박 회장이 `홍콩 비자금 50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말했었다"고 밝힌 바 있어 박 회장, 정 전 비서관과의 3자 대질신문도 예상된다.

검찰은 이날 오후 정 전 비서관을 다시 불러 박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3억원과 100만 달러 외에 정대근 전 농협회장 등 제3자로부터 추가로 돈을 받은 정황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대주주인 `엘리쉬&파트너스'가 박 회장이 보낸 500만 달러 중 일부를 해외업체를 거쳐 국내 A사에 우회 투자했고 권양숙 여사의 동생 기문씨도 A사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500만 달러를 이용해 건호씨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했다고 보고 건호씨를 16일 재소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검찰은 박 회장의 경남은행 인수 시도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등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인수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창식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을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했다.

경남ㆍ울산상공회의소가 2005년부터 경남은행 인수를 추진하다가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당시 박연차 회장이 1대 주주로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공세를 펼쳤고 청와대 고위 인사와 정치인들이 박 회장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검찰은 아울러 박 회장이 2007년 6월29일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관저로 보낸 100만 달러가 다음 날 대통령 전용기에 실려 미국에 있던 건호씨에게 전달돼 유학자금 등으로 쓰였다는 의심을 갖고 건호씨에게 계좌자료를 추가로 요청했다.

따라서 검찰은 600만 달러의 성격이 2006년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고 3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낸 데 이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 했던 점 등 박 회장의 사업에 두루 편의를 봐준 데 대한 일종의 답례로 보고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주변 수사를 모두 마치고 600만 달러에 대한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로 노 전 대통령을 내주 초 대검으로 공개소환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07년 4월 박 회장의 계좌로 입금한 50억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 속도에 맞춰 라 회장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