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못 내준다...반격 나선 SKT

2009-04-10 09:14
정만원 사장, 42개국 300여개 거점 활용...시장점유율 50.5% 유지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통합 KT-KTF에 순순히 시장을 내줄 수 없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공략 강화와 신규서비스 확대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

정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망사업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콘텐츠와 어플리케이션으로 확대하고, 통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타산업과의 연동한 융합서비스 등을 개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를 위해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한 기술보국 △창조적 서비스 발굴을 위한 신규시장 개척 △상생적 산업생태계 구축을 통한 글로벌화 추구 △선도적ㆍ차별적 혁신을 통한 소비자 후생증대 등 4대 미션을 제시했다.

정 사장은 4대 미션 추진을 위해 기존 투자와 별도로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성장정체의 해법을 콘텐츠와 어플리케이션 등 해외시장에서 찾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상생혁신센터'를 신설해 마케팅 테스트 베드 공간 등을 제공하고 '코리아 ICT밸리(Korea ICT Valley)'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SK그룹이 보유한 42개국 300여개 거점을 적극 활용하는 등 SK만의 차별적 지원을 통해 ICT산업의 세계 진출에 추진력을 높일 계획이다.

정 사장은 "국내 ICT 인프라는 세계 최고지만 인프라의 활용도는 OECD 국가 중 18위에 그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에 집중해 신규 서비스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는 출혈경쟁을 피하고 질적인 경쟁을 통해 현재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통합 KT에 대한 대응전략과 관련해서는 "KT-KTF 합병이 조건부 인가로 결정돼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으로 전이되는 우려는 상당부분 정돈됐다"며 "앞으로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질적인 경쟁에 주력하고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석채 KT 회장은 공무원 선배로 애국관이 바로 선 분"이라며 "공무원 출신들은 비슷한 조직문화에서 커와 서로 다투지 않으면서도 ICT 도약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통합 KT의 결합상품 공략에 대해 "결합상품은 단순 결합에서는 의미가 없다"며 "기능과 질적인 결합상품을 내놓는데 주력하고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 50.5%를 유지하겠지만 더 욕심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에 대해 현재까지 검토한 적이 없으며 결합상품 때문에 합병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합병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오는 6월 1일 통합 KT 출범으로 이동통신과 유ㆍ무선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격돌이 불가피하지만 마케팅 경쟁 보다는 서비스 경쟁으로 대응해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성장정체에서 탈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통합 KT 출범과 SK텔레콤의 새로운 도약 추진이 맞물려 국내 통신신장이 성장정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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