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강기업으로) 현대重, 조선 1위 넘어 글로벌 '종합중공업회사'로 도약

2009-04-08 09:40


"위기 상황에서는 독자생존 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어야 만이 최후의 승자로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조선 부문에서 거침없이 세계 1위를 질주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글로벌 불황이라는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세계적인 종합중공업회사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룹의 대표격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신규수주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무차입경영'을 포기하고 7년 만에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생각하고, 치밀하지만 확고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우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향상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불필요한 투자는 자제하되 시장 변화를 살펴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곳에는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리더'라는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추진한 △주력제품 일류화 △핵심기술 고도화 △생산기술 일류화 △신제품·신기술 개발 △신규사업 창출 등 5대 중점사업에 기술개발 자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이런 현대중공업의 노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일류상품'에 6개 제품이 추가 선정된 현대중공업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25개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조선 공법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에 있는 기존 1도크의 옆면 중앙 부분을 아래로 25% 확장, 세계 최초의 T자형 도크를 완공했다.

현대중공업은 T자형 도크에서 두 척 이상의 선박을 동시에 건조하는 탠덤공법을 적극 활용해 도크 회전율을 2배로 높일 계획이다.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길선 사장은 "협력사와 일사분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하나의 팀으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갖추자"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협력업체 212개사의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거래 협약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 

또한 현대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 역시 앞선 기술력으로 조업기간 단축과 원가절감에 힘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하이투자증권, 현대선물 등의 금융 계열사들은 글로벌 자본 시장에 적합한 시스템과 금융기법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 업종인 조선 시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해상물동량 감소세는 여전히 회복기미가 없어 신규발주를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대량 발주로 인해 늘어난 선박인도 역시 추가적인 선박발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 임직원들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이런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1972년 창사 후 1, 2차 오일쇼크와 IMF 등을 겪으며 세계 1등 조선업체로 성장해 온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현대중공업은 위기에 강했다"며 "늘 그랬듯이 위번 위기도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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