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겉으론 "문제없다"...‘석면’ 공포에 속은 ‘초조’

2009-04-05 14:12

베이비파우더에서 시작된 석면 파문이 화장품업계로도 번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5일 대한화장품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화장품 속의 석면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국내에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어 각 업체들의 자율적인 안전성 검사에 의존해 왔다.

탈크를 원료로 하는 화장품은 파우더·파운데이션·트윈케이크처럼 피부 잡티를 없애고 안색을 밝게 하는 데 쓰이는 가루 분말 형태 제품이다.

유무영 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과장은 “탈크가 90%가량 쓰이는 베이비파우더 다음으로, 여성용 파우더에는 탈크가 50%가량 들어가 있다”며 “탈크가 많이 들어간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화장품협회도 340여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탈크 사용 여부와 사용량 등의 파악에 나섰다

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지난 2일부터 각자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탈크 성분 현황 파악에 나섰고,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요 화장품 업체의 경우, 이미 자체적으로 석면 검출 여부를 관리해와 안전성이 입증된 원료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에는 관리기준이 없기 때문에 회사의 기술연구소를 통해 자체적인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기준에 맞춰 인증을 받은 제품들만 수입해 쓰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 제품에 대해 안전성을 확신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자체검사 결과에서도 탈크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현재 탈크 같은 경우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고 일본은 석면기준이 불검출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입증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샤 관계자는 “OEM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탈크의 석면 함유 여부에 대해 외부에 검사를 의뢰하기도 하고, 회사 자체적으로도 검사한다”며 “사용하고 있는 탈크는 국내산, 수입산을 다양하게 쓰고 있으며 중국산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제품마다 수입하는 업체가 달라서 검사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규모의 영세한 업체들은 자체조사가 어렵기 때문에 석면 검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화장품협회와 식약청이 몇몇 대형업체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만 가지고 석면의 유무를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믿을 수 없다”며 “탈크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관계당국과 업체관계자,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석면 함유 여부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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