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올 하반기 중국 청도에 국내 주요 식품 대기업들이 참여한 공동 검사기관이 설립·운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수입통관 절차 간소화는 물론, 환율 폭등에 따른 환차손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23일 한국식품공업협회와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제과, CJ, 농심 등 10여개 식품업체들은 최근 각종 먹거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중국산 식품에 대한 검사를 위해 기구설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중국 청도 현지에 검사기관 설립을 추진중이다.

 빠르면 올 상반기 검사기관을 설립, 늦어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으로 참여하는 기업들이 공동으로 5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특별전담반을 구성한 상태며 현재 사업비용 등 세부적인 사항이 논의중이다. 기관의 형태는 한국식품공업협회 산하에 있는 한국식품연구소의 중국지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수입업체들은 중국산 수입 시 이 검사기관에서 미리 검사를 받으면 국내에서는 서류검사나 관능검사 등 간단한 검사만으로 통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현지에서 식품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빠른 정보와 함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아울러 식품업계에서는 수입통관 절차를 간소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통 수입식품의 국내 유통을 위한 정밀검사 기간이 10여일 정도 걸리던 것에 비해 이곳에서 발급한 검사성적서를 첨부하면 최대 5일이 소요돼 통관절차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입 시점을 기업이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을 예상해 환율 폭등에 따른 환차손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식품업체들이 직접 국외공인검사기관을 설치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잇단 이물질 검출과 중국산 수입식품의 멜라민 함유 파동 이후 세워진 식품안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수입 식품에 대한 검사를 업계 차원에서 적극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된다”며 “투자는 기업이 하지만 운영은 철저히 식품공업협회에서 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식품공업협회는 식약청 직원을 기관에 상주시켜 샘플채취부터 실험 관리까지 하게 하는 방안을 식약청에 건의한 상태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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