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대란 속 도서 전문가가 뜬다

2009-02-08 13:48

   2009년 상반기 취업시장은 취업대란을 넘어 가히 ‘취업전쟁’이라 불린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기 마련이다. ‘안네의 일기’의 저자 14살 소녀 안네 프랑크는 유대인 수용소에서 병으로 숨져가던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격조 높은 문장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안네가 일기라는 글쓰기를 통해서 삶의 희망을 얘기한 것처럼 절망적인 취업시장에서 ‘북마스터’ ‘독서지도사’와 같은 도서 관련 직업이 전문직으로서 전망이 밝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북마스터, 국가 인증을 받다
  2000년부터 시작한 교보문고 북마스터가 지난해 12월 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인증하는 ‘사업내자격’ 인증을 받았다. 사업내자격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능력개발을 위하여 운영하는 자격으로 관련 직종에 대한 일정한 검정 기준으로 근로자의 직업능력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부여하는 자격이다. 이로써 전문직군으로서 북마스터 전문성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북마스터는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해주거나 독서와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는 직업으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온라인 서점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도서MD로 불렸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07년 10월 발표자료에 따르면 북마스터가 한미FTA를 체결한 후 유망한 직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에 업계에서 최초로 인증을 받은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2000년 경력 10년 이상의 사원 중에서 11명을 선발한 것에서 시작된 제도다. 현재는 입사 후 4년 간 사전학습과정 이수 후 6개월 동안 엄격한 교육과 평가를 거쳐 합격자에 한해 북마스터 자격을 부여한다. 자격 취득 후에는 정기적인 보수교육으로 자격을 유지한다.

  국내최대 온라인 서점인 인터파크 역시 1999년부터 북마스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교문문고처럼 별도의 양성과정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신입사원 공채시 일정수의 예비 북마스터를 선발하고 있으며 경력직으로도 수시 채용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북마스터로 활동해온 인터파크도서 교양문학팀 서경원 팀장은 “북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노력에 바탕을 둔 경험과 지식을 자지고 있어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자질은 고객들이 특정 주제나 분야 또는 단순한 도서 추천 요청 등 언제 어디서나 고객들이 원하는 책을 바로 파악해서 추천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 정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전업주부에게 유리한 독서지도사
  독서지도사란 아이들이 올바른 독서습관 갖고 논술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종합적인 독서지도를 하는 지도교사이다. 아울러 인성교육까지도 책임지는 상담자 역할도 수행한다. 이 제도는 1992년 문화관광부 산하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에서 처음 시작한 제도로 민간자격증이다.

  독서지도사가 되기 위해서는 독서지도사 과정을 운영하는 기관에서 약 4개월 과정의 양성과정을 이수학고 자격검정을 거치면 된다. 양성과정을 마치면 일반적으로 지도교사나 독서논술학원 등 일반 학원의 강사로 활동이 가능하며 경력자는 방과후 학교, 문화센터,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도 있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외에도 ‘(사)한국국공립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한국사립문고협회’ ‘(사)한국독서문화재단’ 등에서도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독서지도사로 재취업을 희망하는 주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육비를 환불해주는 등의 다양한 혜택들이 있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이재필 과장은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돼지만 출산 후 현실적으로 재취업이 쉽지 않다”며 “독서지도사의 경우 남편 출근시간이나 아이 등교 시간에 크게 구애 받지 않아 재취업을 생각하는 주부들에게는 좋은 기회이다”고 밝혔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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