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보다 좋은 고혈압치료법
▲ 손일석 교수 |
주말에는 피곤하다고 쉬다보면 운동은 제대로 못하고, 작심하고 새로 구입한 자전거가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가거나 헬스클럽을 끊어놓고 일주에 한번 가기도 버겁다. 그러다 보면 어느 덧 몇 년전 바지가 안 맞을 만큼 배가 나오고 우연히 직장 신체검진에서 혈압이 좀 높다, 혈당이 약간 높다, 콜레스테롤이 높다 하는 이러저러한 말을 듣게 된다.
의사는 복부비만과 더불어 대사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붙여주고 바쁘게 산 죄밖에 없는데 어느 날 환자가 된다. 피곤한 것 말고는 아무 증상도 없는데 말이다. 또한 앞으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말로 겁을 주기도 한다. 진료실에서 흔하지 않게 만나는 환자 유형이 대개 이렇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복부비만 및 고혈압, 고지혈증, 높은 혈당을 가진 사람들에서 향후 당뇨병 및 뇌경색,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은 대부분 운동을 하지 않고 고지방식에 비만한 경우가 많아 나쁜 생활습관과 관련되어 있으며, 적극적인 운동과 체중감량, 저염식과 채소위주의 식이 요법을 잘 실천하면 벗어날 수 있다.
누가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 했나?
하지만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고혈압의 합병증이다. 고혈압은 실제 증상이 없는데 그 합병증이라는 것이 뇌출혈, 심근경색 등 치명적이기 때문에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부른다.
스트레스 받고 힘들면 뒷골이 당겨서 혈압이 오른 것 같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혈압을 재보면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것은 혈압이 올라서 뒷골이 당기는 것 보다는, 뒷골이 당길 정도로 신체적,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른다고 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 수은주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를 넘으면 고혈압이다. 높은 혈압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고지혈증, 비만, 흡연이 더욱 혈압을 가중시켜 결국 고혈압으로 진단받거나, 때론 무심히 모르고 지내다가 합병증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약 3분의 1이 고혈압으로 나타났지만, 그중에 절반 정도만 자신이 고혈압인 사실을 알고 있고, 또 절반 정도만이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암에 이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이 2위, 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단지 증상이 없다고 하여 방치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편 학계에서는 대한고혈압학회와 한국고혈압관리협회(회장, 배종화 경희의료원 원장)의 노력으로 전 세계 고혈압 학문의 월드컵이라 할 만한 2016년 세계고혈압학회를 유치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사의 노력과 정부의 보건 정책 및 국민들 스스로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위기로 다가올 수 있는 고혈압의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지난 2001년 대한고혈압학회가 제정한 <고혈압 예방을 위한 7가지 수칙>이다. 반드시 오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위해서 무언가에 매달려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7가지 고혈압예방 생활수칙>
2.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합시다.
3.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합시다.
4.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가합시다.
5.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합시다.
6.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