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소비패턴도 바꿔...맥주 '늘고'·위스키 '줄고'
경제 불황의 여파가 술 소비 패턴도 바꿨다. 값비싼 위스키는 내리막 길을 걸었고, 상대적으로 값이 싼 맥주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14일 대한주류공업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위스키 출고량은 총 284만8485상자(1상자 9ℓ)로 전년과 비교해 0.1% 감소했다.
상반기인 1~6월까지는 전년 대비 출고량이 월별로 각각 4.5%, -15.6%, 3.1%, -0.3%, 11.6%, 27.6%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7월부터는 추락세가 뚜렷했다.
7월 -28.9%를 시작으로 9~12월까지는 -6.4%, -14.2%, -18.3%, -6.6%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체별로는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시장점유율 33.2%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보다는 연간 출고량이 6.6% 감소했다.
‘윈저’를 파는 디아지오코리아는 2007년 8월부터 수입업 면허가 취소돼 6개월가량 영업을 하지 못한 여파로 전년 대비 출고량이 42.7%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30.8%로 페르노리카코리아에 밀렸다.
‘스카치블루’의 롯데칠성과 ‘킹덤’의 하이스코트, ‘J&B’의 수석무역도 연간 출고량이 -8.7%, -0.5%, -35.9%로 침체를 면치 못했다.
반면, 맥주는 호황을 누렸다. 연간 출고량이 1억875만6000 상자(500㎖ 20병입)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8월과 11월에만 -11.6%, -1.0%로 감소했을 뿐, 9월 6.9%, 10월 7.0%, 12월 7.6%로 전년 대비 출고량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제 불황의 여파로 흥청망청한 술자리가 사라지면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가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며 “연말인 12월 맥주 소비가 7.6%나 증가한 것은 홈 파티와 조촐한 송년회 등으로 가정용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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