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공시위반·집안싸움·환산손 등 ‘설상가상’

2009-04-26 18:44


[사진설명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설명2]  대한항공 지난 1년간 주가표
[사진설명3]  한진해운 지난 1년간 주가표
[사진설명4]  한진 지난 1년간 주가표



한진그룹은 2002년 조중훈 회장의 별세 이후 4형제 합의로 ‘소그룹 독립경영’ 체제를 일궈왔지만 올해는 공시위반 880만원 과태료 납부와 형제간 법정소송, 기름값 강타, 환율폭탄 등으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3분기 누적 순외화환산손실 1조2778억원, 지난해 영업이익 6368억원, 최근 3년간 영업이익 합산 1조6000여억원의 형편없는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장부상이긴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장사해 번 돈을 올들어 환율상승으로 9개월 만에 고스란히 날려버렸다. 연말까지 감안하면 환산손만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것이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7월에는 ‘진에어’를 ‘김포-제주’간 첫 취항을 시도했지만 현재 50%를 밑도는 탑승률을 기록하며 적자 속에서 운항 중이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7월 대한탁구협회장 취임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들어 기름값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대한항공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예측이 힘들었다”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좀더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당초 배럴당 130달러 이상일 때 올해 영업손실을 8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측치를 뛰어넘는 손실을 만들고 말았다. 10대그룹 중 한진그룹만 유보율이 올들어 줄어든 것만 봐도 고유가와 고환율 등의 타격이 컸던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증권선물거래소가 코스피시장 12월결산법인 630개사 중 전년동기와 비교가능한 559사를 분석한 결과, 한진그룹의 대한항공, 한국공항, 한진, 한진해운 등 4개사 전체 유보율이 9월말 현재 626.22%로 전년말대비 198.7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말에는 공시의무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88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받았다.

이승열 대한항공 차장은 “한진의 공시위반은 선박과 해상인력을 관리하는 한진해운의 자회사인 한진SM에서 했다”며 “한진SM이 선박수리 관련해 외부업체와 10월1일 계약을 했는데 공시사항인지 몰라 지연돼 1건의 880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김준성 기자 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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