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독립의 꿈'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강연

2008-10-27 19:21


건국후 눈부신 경제발전 덕분에 우리나라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당당한 세계의 내로라하는 독립 강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에너지 부문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자원대국들에 석유 등 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절름발이 신세다. 이 때문에 세계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 토대 자체가 흔들릴 지경이다.

에너지 독립의 길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에너지 독립을 이룰 수 있을까.

최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 54번째 강연자로 나선 구자영 SK에너지 P&T 사장은 꿈을 갖고 있다면 에너지 자립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과거 부국강병의 꿈이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듯이 오늘날 우리가 에너지 공급과 소비에서 기술혁신의 꿈을 꾼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에너지 독립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에너지 현실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올 상반기 국내 전체 수입액 220조원 중에서 32%인 70조원이 에너지 수입액일 정도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심각하다. 게다가 미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에너지 소비효율이 형편없이 낮다.

특히 에너지 소비 중에서 석유의 비중이 높은 데도 우리나라의 원유와 가스 자주개발율은 프랑스 97%, 이탈리아 48%, 일본 19%, 중국 14% 등에 비해 턱없이 뒤지는 4.2%에 불과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증가율은 105%로 중국(110%)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고 단위 국내총생산(GDP) 당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선진국에 견줘 아주 높다.

이런 가운데 고유가와 기후변화, 자원고갈로 세계는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인류에게 해결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구 사장은 이 같은 상황은 에너지 독립을 쟁취하는 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선진 각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하고 깨끗하며 경제성이 뛰어나고 풍부하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해 에너지 다원화 시대를 열어간다면 에너지 독립 국가의 꿈은 꿈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테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석탄 에너지 기술를 개발하면 석탄으로 석유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풍부한 우뭇가사리 등의 해조류를 활용해 바이오 부탄올을 개발해 수송용 원료로 8%만 대체하더라도 막대한 에너지 대체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구 사장은 설명했다.

아울러 박막 태양전지, 태양광 발전, 지열 에너지, 해양 풍력 발전, 가스 하이드레이트 등 탈석유 에너지 생산 및 소비 구조로 혁신할 경우 에너지 독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구 사장은 말했다.

구 사장은 나아가 연료와 엔진의 혁신을 통한 자동차의 전기화로 연료비를 절감하고 배기가스 배출을 줄일 경우 2030년에는 그린카 4대 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에너지 독립의 꿈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