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vs. 매케인 "이제 시작이다"
2008 미국 대선이 2개월여 앞두고 민주당이 대선부호를 지정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부터 본격적인 격돌에 들어간다.
두 후보는 각각 부통령 후보를 동반하고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으로 오바마는 28일 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과 함께 29일부터 펜실베니아주에서 부인인 미셸 오바마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러닝메이크 부부와 함께 버스투어 장정에 오른다.
27일 콜로라도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선후보로 정식 지명된 오바마측은 선거운동 주제는 '변화로 가는 길'로 정했다. 오바마는 30일에는 오하이오주를 방문하고 31일에는 미시간주에서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대선 격전지로써 공업지대라는 의미인 이른바 '러스트 벨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스테파니 존스 하원의원 장례식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참석해 오바마 지지를 위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설명: 27일 덴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뉴욕 상원의원> |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가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을 호소했지만 힐러리의 연설로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이 얻은 것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힐러리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운 상황이다.
공화당 당내 경선을 중도 사퇴한 루돌르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27일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힐러리는 자신의 입장에서 전당대회에 나선 것 같다"면서 "훌륭한 연설이었지만 오바마의 입장에서 연설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리버프론트 파크에서 유세 도중 윙크하고 있다> |
매케인의 대변인인 터커 바운스는 "힐러리가 예비선거 당시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의 주요 자금 모금책의 상당수가 여전히 오바마를 위해 일하는 것을 유보하거나 거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자를 통해 힐러리 자금 모금책이 오바마 진영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힐러리의 기부자들이 오바마 진영에 기부한 금액은 7월에 200만달러 정도로 전월과 별화가 없었다.
이는 힐러리가 유세를 중단한 6월 전망한 5000만~75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러나 힐러리는 27일 콜로라도주 덴버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펩시센터에서 화끈하게 오바마를 지지해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켰다.
힐러리는 후보자 호명 투표가 시작되자 깜짝 등장해 "오바마는 우리의 후보"라며 "오바마가 우리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힐러리의 행보는 예상치 못한 것으로 일부 언론은 힐러리의 열렬 지지자들이 전당 대회에서 강한 불만을 표출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힐러리가 투표에 앞서 후보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달라고 집요하게 요청한데다 힐러리 지지자들 역시 막판까지 표대결을 하겠다고 밝혀 이날 힐러리의 행동은 더욱 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내달 1일부터 공화당 전당대회가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바마 진영의 선거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설명: 아놀드 슈와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 예산과 관련 연설하고 있다. 슈와제네거 주지사는 주 예산 문제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정치 전문가들은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또는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 톰 리지 전 펜실베니아 주지자, 조지프 리버맨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가 상원의원 35년 경력의 바이든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매케인의 최종결정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자신과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롬니 전 주지사의 경우 성공한 백만장자 사업가로서의 이미지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며 폴렌티 주지사는 48센의 젊은 나이가 단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리지 전 주지사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바이튼에 경쟁할 수 있는 후보라는 평가지만 낙태를 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버맨은 오랜 기간 민주당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역시 낙태문제와 노동문제에서 공화당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러닝메이트 선정 문제뿐만 아니라 매케인은 믿었던 아놀드 슈와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슈와제네거 주지사가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슈와제네거 주지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2개월째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주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당대회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은 이어 주말에 걸쳐 펜실베니아주와 미주리주에서 러닝메이트와 함께 유세에 나서고 다음주에는 전당대회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공화당의 전당대회는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세인트폴에서 개최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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