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中, 급해진 대외무역 체질개선
중국이 대외무역 체질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외무역 흑자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 강력한 조정정책을 펴고 있는 것.
지난해 중국의 대외무역 규모는 무려 2조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한 지난 1978년 206억달러에서 100배나 증가한 셈이다. 무역흑자 규모도 크게 증가해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액은 사상 최고치인 2천622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외무역 흑자가 지난해 4분기에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그 증가율이 1~3분기 수준보다 크게 낮아지자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
이로 인해 5년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중국 수출액은 올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해관총서(海关总署)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외무역 규모는 최초로 2조달러를 돌파한 2조1천738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천134억달러(23.5%) 증사한 것이다.
그 중 수출은 1조2천180억달러, 수입은 9천558억달러로 각각 25.7%, 20.8% 증가해 무역흑자액은 2천62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에 비해서는 수출은 1.5%포인트 감소했고 수입은 0.9%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이 2002년 WTO(세계무역기구)에 정식으로 가입한 이후 6년 연속 20% 이상의 대외무역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대외무역 규모는 4배나 증가했다.
또 지난해 12월 중국의 대외무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어난 2천61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무역흑자는 226억9천만달러로 전월 대비 14.2%, 전년 동기 대비 8.05% 증가했다. 이는 같은 해 10월 270억5천만달러, 11월 262억8천만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중국 상무부 천더밍(陈德明) 부장은 “올해 중국 대외무역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규모는 2조4천억달러에 달해 15%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중국해관총서 발표에서 지난해 월별 수출입 증가율을 보면 수출 증가세는 7월부터 완만한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반면 수입증가세는 9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대외무역 흑자는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셈이다.
중국인허증권(银河证券)의 위엔더쥔(苑德军)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중국 무역흑자 증가율이 현저하게 하락한 주요 요인은 위안화 환율조정 등 중국정부의 조정정책 효과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중국 대외무역 흑자 증가추세가 올해에도 소폭 오름세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외무역 흑자가 급격히 줄어든 원인은 정책조정 중에서도 특히 수출환급세 조정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수출환급세는 지난 1985년 4월 중국 국무원이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는 세무기관이 수출물량에 대해 수출전에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납부한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 각종 간접세를 수출기업에 환급해 주는 제도이다.
지난해 7월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2천831개 수출품목에 대한 환급세율 하향 조정 방침을 알리고 있다. |
중국정부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2천831개 수출품목에 대한 환급세율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저부가가치의 가공무역 수출품목을 줄여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려는 목적에서 실행된 것이다.
또 고투입, 고오염, 고에너지소모, 저효율 등 ‘3고(高)1저(低)’의 553개 항목에 대한 수출환급세를 철폐했다. 이 밖에 자원성 제품인 철강, 석탄, 기타 광물에너지 등에 대해서는 수출관세를 추가 징수했다.
지난 10일 열린 세무총국(税务总局)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가세무총국 계획통계사(计划统计司) 슈치밍(舒启明) 사장(司长)은 “정부가 시행한 수출환급세 조정정책의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슈 사장 설명에 따르면 환급세율이 하향 조정된 2천831개 품목의 수출은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21.4%와 20.4% 증가해 같은 해 8월까지의 누계 증가율보다 각각 9.1%포인트와 8.9%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최대 무역항중 하나인 톈진(天津)항에 수출을 위해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입장려정책이 시행되면서 수입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4분기 들어 국내총생산(GDP) 급성장으로 인한 수입편향과 정책효과에 힘입어 수출증가율을 앞질렀다.
외부경제의 둔화도 4분기 무역흑자액이 줄어든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된 위기 확산과 국제에너지, 농산물, 원자재 등 가격급등으로 중국의 주요 수출시장 중 하나인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 속도는 확연히 둔화됐다.
궈진증권(国金证券) 양판(杨帆) 애널리스트는 “과거 10년 동안 미국의 경제성장과 중국의 대미수출 관계를 관찰해 본 결과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6.2%포인트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의 수출 추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중국의 대미 수출의존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 양국간의 산업분업과 무역구조상 양국은 매우 강한 상호보완성을 가지고 있어 미국의 경기침체가 중국에 미칠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디이경제일보(第一经济日报)가 중국 이코노미스트 6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 응답자의 90% 가량이 올해 수출 감소세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는 수출환급세의 하향 조정, 위안화 평가절상, 신노동법에 의한 인건비상승, 미국 경기의 침체 우려 등이 중국 대외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김태형 연구원
아주경제연구소 ajnews@ajnews.co.kr
< '아주뉴스'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